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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란, [일상/보고, 듣고, 느끼다]
(전략)
그녀는 아들을 낚아채어 끌고 가기 위해 말들 사이로 달려 들어가려고 했지만, 이웃에 사는 나이 많은 사람이 그녀를 불쌍하게 생각해서 팔을 잡았다. 「마리아.」 이웃 여자가 말했다. 「그러지 말아요. 어디로 가는 거예요? 저 사람들이 당신을 죽일 텐데요!」
  「난 내 아들을 저기서 끌고 나오고 싶어요.」 마리아는 울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울지 말아요, 마리아.」 노부인이 말했다. 「저쪽 어머니를 보세요. 저 여자는 꼼짝도 않고 서서 저 사람들이 자기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을 지켜보잖아요. 저 여자를 보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요.」
  「나는 내 아들 한 사람 때문에 우는 게 아니고, 저 어머니를 위해서도 울어요.」
  틀림없이 평생 동안 많은 고통을 겪었을 늙은 어머니는 이마가 벗겨진 머리를 저었다. 「십자가에 매달리는 사람의 어머니가 되기보다는 십자가에 매다는 사람의 어머니가 되는 편이 훨씬 좋아요.」 그녀가 중얼거렸다.

(중략)

  「찬양을 받을지어다, 마리아.」 그가 말했다.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시고, 하느님의 뜻은 헤아릴 수가 없어요. 어쩌면 당신 아드님은…….」
  하지만 불운한 어머니가 탄식했다.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랍비닙! 선지자란 말씀인가요? 아니에요, 안 됩니다! 그리고 만일 하느님이 그렇게 뜻을 정하셨더라도, 그 뜻이 달라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제 아들이,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다른 모든 아이들하고 똑같아지기만을 바라요. 다른 모든 사람들하고 똑같이 말입니다……. 제 아들이 그 애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구유와 요람과 쟁기와 집 안에서 쓰는 도구들을 만들고, 지금처럼 인간을 매달 십자가를 만드는 일은 그만두게 해주세요. 그 애가 점잖은 집안에서 태어난 착하고 젊은 딸이며, 지참금도 가져올 여자하고 결혼하게 해주시고 그 애가 풍족한 살림을 꾸려 나가고, 자식을 여럿 낳아서, 할머니와 아이들과 손자들이 다 함께 토요일마다 춤을 추러 가서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사게 해주세요.」

-니코스 카잔차키스, 『최후의 유혹』, 열린책들, 81쪽/102쪽

성모聖母와 어머니, 그 사이의 깊은 골.


2010/08/24 10:53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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