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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일상/자기 전 물 한잔]
2일, 그러니까 금요일 밤부터 어제까지 계속 앓다가 오늘 겨우 좀 추스리고 비척거리며 출근했다. 나름 견딜 만해서 나왔는데 내가 기침하는 걸 보더니 다들 들어가라고 손사래를 친다(사무실에 들어서니까 다들 첫 마디가 '왜 왔어? 하루 더 쉬랬잖아!' 하긴, 어제 연가 내겠다고 전화했을 때 목소리가 좀 굉장하긴 했지...-_-).

그래도 괜찮겠거니 하고 앉아있었는데 이제는 안 되겠다. 들어가라고들 할 때 들어갈란다. ㅠ_ㅜ


2009/01/06 13:45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2
2009년 [일상/자기 전 물 한잔]

늘 기도하는 거지만 역시 가족들이 건강하고, 지인들이 행복하고, 내 자신에게 보다 더 충실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더불어 세계평화.

특히 올해는 무사순산이 제일 위에 한 줄 덧붙게 되겠다. 지금 현재로서는 무통 안 맞고 어떻게든 내 힘으로 낳으려고 하는데 과연 이 결심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뭐 어느 쪽이든 기린이가 건강한 쪽으로 가는 게 최우선이지만.

나름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한 해가 되겠지만 그래도 하는 데까지는 노력하는 수밖에. 늘 그랬듯이 닥치면 어떻게든 하게 되지 않던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며칠간의 최대목표는 사무실 가득한 감기환자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것-_- 다들 '임산부한테 옮으면 안 되는데'라고 하면서도 얼굴 가리고 재채기하기 바쁘다;

2009년 첫 출근일. 여느 때와 변함없이 아침을 챙겨먹고, 위 아래로 내복을 껴입고, 코트 앞자락으로 배를 단단히 여미고, 낮은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선다.
어제, 그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게 때로는 가장 큰 축복일 수도 있는 법이다.
다들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2009년 1월 2일을 맞으시기를.

//15:50 추가.
결국 감기 걸렸다. 엊그제부터 계속 기침이 나더니(크흑). 사이좋게 마주보고 재채기하고 코를 팽팽 풀어대고 있다. 지금은 그래도 견딜만 함. 열이 안 나야 할 텐데...



2009/01/02 08:22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7
기린이 32주 [일상/기린이 이야기]

보통 임신 7, 8개월 정도 되면 태동이 놀랄 정도로 세져서 마치 축구공이라도 차는 것마냥 뻥뻥 차대기 때문에 자다가도 ‘헉’ 소리를 내며 깬다고들 하는데 기린이는 글쎄…. 움직임이 좀 많아지긴 했지만 그렇게 과격하진 않고 꽤나 부드럽게 태동을 느끼게 하는 편이다. 주로 새벽녘에 온몸을 뒤채는 것처럼 2, 3분 정도 꿀렁꿀렁하기도 하고(smk군과 나는 이걸 ‘쇼타임’이라고 부른다. 가끔 저녁에도 몇 번 하기도 한다. 상당히 재밌다. :3) 팔 다리를 쭈욱 뻗는지 안에서 쓰윽 하고 웨이브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가끔 발이 있을 법한 위치에서 뭔가가 쑥하고 잠깐 솟아오르기도 하는데 smk군은 매번 이 타이밍을 놓쳐서 조금 뾰루퉁해 있다. 여튼간에 전반적으로 꽤나 젠틀한 태동을 느끼게 하는 기린이여서 나 좋을대로 ‘온화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기린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입덧 끝나고 한 7개월 때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잘 지냈는데 8개월 접어들면서 육아휴직 관련 규정 찾아보고(별 성과는 없었다-_- 오히려 속만 상했지), 모유수유 관련 자료 찾아보고, 그러면서 역시나 그지같은 우리나라 보육정책에 한 사흘에 한번 꼴로 잠시 버럭질 비슷한 걸 하다가 마트가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분유통들을 보면서 다시 울적해지는 걸 반복하다보니 이건 뭐 산전우울증도 아니고 뭐라 설명하기 힘든 멜랑꼴리한 기분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심할 때는 어느 정도인가 하면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든가 뭐 그런 식(그러고는 5분도 안 되어서 바로 잠이 든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미우라 아야꼬의 『길은 여기에』와 『이 질그릇에도』를 번갈아 읽기 시작했다. 왜 하필 이 책들이었냐 하면, 집에 있는 책 중에서 가장 온건한 축에 드는 책들이라; 내용도 잔잔하니 좋기도 하고.

그 와중에 어제는 2주만에 다시 병원을 갔는데 이런, 기린이는 어느새 추정체중 2.2㎏의 우량태아로 자라있었다(쿨럭). 머리둘레도 배둘레도 허벅지뼈 길이도 모두 31, 2주의 평균치를 훌쩍 웃도는 35, 6주의 발달상태…. 그 중에서도 머리둘레가 제일 크고; OTL 아니 나는 이제 63㎏인데 대체 어째서?? 의사는 이제 밥 먹는 양을 10% 정도 줄이고 하루에 30분씩 걷기운동을 하면서 체중조절에 들어가라는데 그것 참-_- 요즘 들어 일주일에 한번씩 꼭꼭 깎아야 하던 손톱을 열흘에 한번 정도로 깎게 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던 나의 슈퍼울트라큐티클헤어가 나날이 푸석해져서 빗도 잘 안 내려가는 것도 영양이 죄다 기린이한테 가서 그렇게 된 거였구만!! 그래, 안 자라는 것보다는 낫겠지 싶어 그냥 wii fit에 사용자 등록해놓고 하루에 10분씩 멀티스텝하기로 정했다.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게 막힌 것 같은 느낌은 꽤 되었는데 요즘은 자다가 숨이 막혀서 켁켁대며 일어나는 일도 점점 잦아지고 해서 물어봤더니 아기가 크면서 자궁이 폐와 심장을 압박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산모님하고 아기 아빠가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어도 그게 같은 위치에 있는 게 아니라, 아기 아빠는 평지에 있는데 산모님은 해발 2,000m 위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역시나 상큼하게 웃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의사선생님, 알아듣기 쉽게 얘기해줘서 고맙긴 한데 왠지 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제 9개월 시작. 엄마한테 빨래삶을 들통도 하나 얻어왔고 했으니 슬슬 기저귀도 주문해야 할 것 같고, 집안 여기저기 쌓여있는 잡동사니들도 정리해서 치워야겠고, 배냇저고리랑 속싸개 등도 이제 좀 보러 다녀야겠고. 어제 병원비 수납할 때 제대혈 기증에 대해 물어봤더니 제대혈 공여는 가능하다고 얘기하는데 기증과 공여는 좀 다르지 않은가; 서울에는 제대혈 기증/공여 관련해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병원이 좀 있는 것 같은데 부산에서는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좀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 1월 중에는 설 연휴도 있고 해서 더 몸이 무거워지기 전에 알아보고 해두어야 할 것들을 꼽아보니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앞으로 꼭 8주가 남았다.



2008/12/28 08:42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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