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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절 연휴 최고 히트작은 다름아닌 내 머리카락 길이. 1년 반만엔가 만난 친구는―따지고 보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의 인연― 초등학교 때도 이 정도 길이가 아니었다며 입을 따악 벌렸다. 어깨 너머로 머리칼을 길러본 게 태어나서 처음이다 보니 친구들은 거의 ‘경사났네~!!’ 분위기. 회사 여사우 중 한분은 ‘그렇게 길러서 세팅파마 예쁘게 한번 하고는 이제 아무 미련 없다고 확 숏커트 쳐버리는 거 아니야?’라고 했는데 분명 나라면 그렇게 할 거라는 게 말하는 사람도, 듣는 나도, 그 말을 전해들은 제3자들도 공통된 의견이라는 게 참으로…. (이하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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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 하면 찾아오는 피부질환. 이번에는 알레르기 되시겠다. 4일 밤부터 양 발목에서 시작한 두드러기와 가려움증. 자, 원인분석 들어간다. 약 같은 건 먹은 거 없으니 패스. 음식류도 딱히 걸리는 것 없으니 패스. 발목 부분에서 시작했으니 그 부위에 자극이 갔단 말이렸다, 그렇다면 3~4일 신은 발목 스타킹이 원인이로구만!(아주 도가 텃다-_-) 이렇게 원인 규명이야 애저녁에 다 끝났지만 문제는 연휴라는 것. 그래도 면양말 신고 있으면 낫겠거니 했는데 웬걸 일요일 되니까 허벅지까지 번져 올라온다. 엄마 나 좀 살려주. OTL
결국 월요일에 비척비척 병원으로 향했다. 98년도부터인가 다녔던 그 병원의 의사선생님은 『펑키』에 나오는 PK의 외할아버지처럼 푸근한 인상에 반백의 꽁지머리를 기른 분이었는데 1년여 만에 찾아갔더니만 어느새 젊은 의사로 바뀌어 있었다; 왠지 모를 아쉬움+찜찜함을 목 안으로 삼키고 환부를 보여주니 역시나 알레르기 진단. 위장이 약하니 약을 좀 약하게 달랬더니만 처방전을 써주면서 ‘약간 졸릴 수도 있는데 많이 졸린다 싶으면 분홍색 알약은 빼고 드세요.’란다. 졸리는 것 정도야 견딜 수 있으니까 상관없지. 그런데….
의사선생님 거짓말쟁이!!! 졸리기는커녕 단숨에 5층 계단을 뛰어올라갔을 때처럼 심장이 두근세근 발랑벌렁 발딱벌떡하잖앗!!!!!!! 급기야 오늘 아침약을 먹고 난 후에는 얼굴에 열이 확확 끼치는 것이 누가 봐도 병자다. 그리하야 또 다시 점심시간에 병원으로 달려감.
나: 약 먹으면 졸릴 거라셨는데 커피 5잔 마셨을 때보다 심장이 더 두근거리고 얼굴에 열이 발갛게 확확 올라와요.
의사: (당황스러운 표정) 약에도 민감한 체질인가 보네요. 어제 약 정도로 그런 반응이 나면 약 쓰기가 참 힘든데.
나: 그리고 여기 빨갛게 부어오른 이 부위요, 나으면 원래대로 돌아오나요? (이렇게 글로 써놓으니까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실제로 보면 정말 심하다; 보고 있으면 눈물이 핑 돌 정도라니까)
의사: 그렇죠, 빨갛게 되어 있던 부분이 갈색으로, 그러면서 천천히 돌아오죠.
나: 그럼 닭살처럼 오돌토돌 돋은 것도 다 매끈하게 되나요?
의사:
원래는 그것도 낫는 게 맞아요.
아니 이보셔요 지금 뭐라고 하셨나요. ‘원래는 그것도’라니, 그럼 안 나을 수도 있단 얘기야??? 확실하게 얘길 하란 말예요!!!!!!!!! 방금 한 그 말 한마디로 꽃다운 2X 청춘에 앞으로 평생 치마며 반바지는 절대 못 입을 거란 선고를 내린 거나 마찬가지란 걸 아는 거요 모르는 거요?
…라고 머릿속에서는 천둥번개가 우르르 쾅쾅, 속에서는 천불이 일었으나, 간신히 마음을 가다듬고 그 외의 피부민감증상에 대해 얘길 하니 알레르기도 있고
피부묘기증도 있단다(꽥, 그것만은 아니길 바랐는데;). 아니, 우리나라 인구의 5%에 해당된다는 그거? 왜 하필 그 5%에 내가 포함되는 건데??
나: 그 피부묘기증이란 게 완치는 되나요?
의사: 증상이 나타난 후 3년 이내에 안 나으면 거의 불치병이죠. 한번 증상이 나타났을 때 몸이 알아서 그 증상에 대항할 수 있으면 낫는 건데, 그게 3년 이내에 안 이루어지면 거의 평생을 가는 거죠. 일단은 약은 최대한 약하게 지어줄 테니까 내일 한번 더 오고요, 피곤하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더 악화되니까 조심하고요…(이하 늘 듣던 말이라 생략)
글쎄 누군 스트레스 받고 싶어서 받나? 사실 난 지금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 아닌 건지도 잘 모르고 넘어가는데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걸 어떡하냐고!!! 내 스트레스의 50%는 잘도 제깍제깍 알아채고 난동을 부리는 내 몸 때문인데!!!!!!!! -_-++++…라고 악다구니를 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억누르고 얌전하게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병원을 나왔다.
참고로 어제 받아온 약은 소론도정/알레락정 5㎎/씨메틴정/모티라제정/그리고 라벨리아크림(연고). 오늘은 알레락정 5㎎/비스칸정 달랑 두 개. 아아 하늘은 변함없이 푸르고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발목은 여전히 간지럽고나. 젠장 진짜 나 다 때려치고 머리나 깎을까봐. 비타민제라도 사러 갈까.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