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가슴속에 품고 있는 것 [일상/보고, 듣고, 느끼다]1. 하늘 아래 똑같은 공연은 존재할 수가 없다. 같은 작품에 같은 배우와 같은 스태프가 참여해서 같은 공연장에서 같은 관객들을 모아놓고 공연을 한다 해도 그 공연은 분명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공연예술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며 피해갈 수 없는, 그리고 극복해야만 하는 약점이기도 하다. 그 미묘한 변화를 매일 관람하며 파악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사실상 그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자신이 보게 될 날의 공연이 가장 좋은 모습이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배우와 제작진은 매 회 공연이 가장 좋은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12일의 1, 2회 공연을 보고 나서 착잡한 마음을 토로하자 다들 내게 얘기한다. 그래도 나아지고 있어. 내일은 좀 더 바뀔지도 몰라. 충분히 그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잖아. 갈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야…. 아마 그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런 말들은 내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아니,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부터가 문제다. 초연도 아닌 재연에서, 그것도 재연을 시작한지 1주일이나 지난 공연이 아직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바뀌고 있다는 것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어떻게 위로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게 어떻게 장점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만큼 처음부터 방향을 완전히 잘못 짚었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 관객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자신이 지불한 티켓 금액만큼의 감동을 얻기를 바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심리다. 나는 공연을 보러 간 것이지 48,000원 짜리 리허설을 보러 간 게 아니다. 애정이 없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 애착이 없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 그저 ‘마음에 안 드니 일단 씹고 보자.’라며 온갖 싫은 소리를 내뱉는 게 아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까’라며 애써 아쉬움을 묻어두고 그저 감싸고 보듬기만 하기에는 이 작품에 내가 쏟았던 기대와 애정이 너무나도 크고 깊다. 그 사실이 더욱 나를 우울하게 한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무한한 포용력으로 다 품는 것, 그런 것만이 애정은 아니다. 그런 것만이 작품을 위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들 그토록 사랑하는 작품을 옹호하고 싶지 않을까. 누군들 그토록 아끼는 작품에 칭찬만 하고 싶지 않을까. 때로는 입술을 깨물고 쓴소리를 하는 것. 그런 것도 애정이다. 비록 이런 식으로 그 애정을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3.
2007/05/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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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으셨어요!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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