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10 [일상/자기 전 물 한잔]![]() 1. 객관적으로 보자. 이런저런그런 경우를 봐도 지금 처한 상황이 그리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좋다면 좋은 쪽이겠지. 그래서 미안하다고도 생각한다(진심이다). 그런데도 못 견디겠다. 겨우 이 정도, 하는 자극에도 숨이 탁탁 막힌다. L은 ‘베스트초이스다.’라고 얘기했다(그대로 옮겼다). 98% 정도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나머지 2%가 계속 속을 갉아댄다. 내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것들. 내 의지가 전혀 개입할 여지조차 보이지 않는 것들. 내 말과 생각 따위는 애초부터 아예 필요없는 것들. 지금 이 순간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예정되어 있을 것들. 그런 것들만이 가득가득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욕지기가 치밀어 오르곤 한다. 물론 좋은 점도 있을 것이고, 기대할 만한 것도 충분히 있을 것이지만 그 모든 것을 상쇄시킬 정도로 매일같이 속을 헤집어놓는 것들 때문에, 더 이상 나 자신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하릴없이 약만 삼키고 있다. 병원에서 시킨대로 꼬박꼬박 약 챙겨먹고 술도 안 마시고 군것질도 안 하고 빵도 안 먹고 튀김이며 인스턴트 음식에는 눈길도 안 주고 있는데(아니…사실 눈길은 준다. 참을 뿐이다;). 냉장고 속 호가든은 1주일이 넘도록 얌전히 들어앉아 있는데. 왜 이놈의 속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타들어가기만 하는 건지. 2. 3. 2007/07/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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