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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서(序)-그 새로운 시작 [창고/애니, 쉼없는 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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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그러니까 일본 애니메이션을 큰 화면에서 보기 위해서는 입소문으로 PC통신으로 알음알음 알아낸 각 대학교의 만화/애니동아리나 동호회에서 개최하는 상영회를 일일이 찾아다녀야만 했던 그때에도,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늘 애니 팬들의 인기와 관심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었다. 에바, AT 필드, 인류보완계획, 세컨드임팩트, 사도, 아담, 리리스…. 그때나 지금이나 무엇 하나 ‘이것이다’라고 명확히 단정내릴 수 없는 [에바]의 구성요소들은 숱한 의문점들을 남겼고 그로 인해 팬들은 저마다의 가설과 분석을 토대로 새롭게 [에바]를 해석하고 받아들이곤 했다. 그렇게 10여년이 지나, 2007년 공개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서(序)]. 기존의 TV판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고 여전히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부분은 없지만 [에바]의 팬들이라면 아마 열의 여덟, 아홉은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열광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럼, 과연 나는 어떠한가? 적어도 두 번째 극장판인 [파(破)]를 보기 전까지는 [서(序)]의 자세한 감상을 잠시 미루어야 할 것만 같다. 물론 익숙한 장면들은 더없이 반가웠고, 훨씬 더 세련된 그래픽은 10년의 세월을 실감케 했으며, TV판과 달라진 부분에서는 조금 놀라기도 했고, 아스카가 끝까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에 분노하기는 했으나 그 모든 감정들은 [파(破)]의 예고편을 본 다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히 가라앉아 기대감으로 마무리되었다.

TV판과 [데스&리버스], [엔드 오브 에바]까지 모두 보기는 했으나 정작 ‘에바’ 자체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한, 그러나 평범한 일반관객보다는 훨씬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어정쩡한 위치(즉, 본인)에서 본 [신극장판 서(序)]는 기존의 팬들과 새로운 팬들 모두를 아우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쏟아 부은 새로운 극장판이다(괜히 제목에 ‘신극장판’이 붙은 게 아니다). 일단 그 문제의 ‘인류보완계획’이나 아담과 리리스, 롱기누스의 창 등에 대해 전혀 모른다 해도 [신극장판 서(序)]를 즐기기에는 별 무리가 없다. 아니, 사실 몰라도 된다. [서(序)]로 시작되는 신극장판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는 기존의 TV판 및 극장판과는 꽤 다를 것이고, 또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무식하다면 용감하다 해야 할지) 이렇게까지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10년 전 처음 ‘에바’를 접하고 거의 충격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던 그때와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기 때문이고, 에바를 만들어 낸 총감독인 안노 히데아키 역시 10년 전의 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10년의 차이가 [서(序)]를 좀 더 ‘친절한’ 작품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겐도는 여전히 괴팍하고, 리츠코는 여전히 시니컬하며, 레이는 여전히 속을 알 수 없고, 신지는 여전히 찌질하지만― TV판의 주요장면들을 긴박하게 재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서(序)]는 한결 여유롭기까지 하다. 혹자는 그 여유로움을 아무 변화없음으로 받아들이고 언짢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序)]의 알 수 없는 여유가 바로 [파(破)]를 위한 긴 숨고르기이자 도약을 위한 도움닫기였다는 것이 [파(破)]의 예고편에서 비로소 명확해진다.

어쩌면 그 점이 바로 [서(序)]가 품을 수밖에 없는 한계점일지도 모른다. 기존의 팬들을 납득시키고 새로운 팬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10년이라는 세월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 부딪히고 깨지며 한없이 내면의 늪에 빠져만 들어가던 신지에게 감정이입하며 함께 괴로워하던 10년 전의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그때의 나보다 한 발짝, 아니 다만 반 발짝만이라도 더 나아간 내가 있고, 또 그렇게 함께 나아갈 신지를 기대한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이 가져다주는 선물. 신지에게도, 레이에게도, 아스카에게도, 카오루에게도, 그리고 안노 히데아키와 그때 다같이 열광했던 수많은 팬들에게도 모두 공평하게 나누어지는 축복. [서(序)]를 본 후의 이 안정된 느낌이 [파(破)]에서 어떻게 휘저어질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래서 더욱 두렵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저 만족과 기대감 속에 젖어들고 싶다.


꼬리>그런데 어찌 된 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글은 그다지 나아진 게 없고나. -_-


2008.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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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序가 CGV등에서 개봉한다고하여 간만에 영화관을 가서 에바序 보고 왔습니다 ^^ 역시 序의 뜻인 차례대로 답게 내용이 TVA와 비슷하게 진행되더군요.. - 전체적으로 코가낮게 작화가 ..

성진 R X
음... 일단 두번째를 보기 전까지 언급하는 것은 회피하고 싶지만 에바라는 작품에 대해 어떠한 감정도 가지지 않은 내가 볼 때 작품자체는 하나도 변하지 읺았다는 것. 작품의 외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로만 따진다면 10년전 에바의 팬들의 소비량과 거의 일치하는 역시 소비적인 면에서도 10년전과 동일하다는 사실.(아마 개봉관을 80개가 아니라 200개로 하든 10개로 하든 흥행수입은 같지 않을까? 충성도가 변함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0년전 극장을 찾은 이들이 그대로 10년의 세월을 0으로 만들어 다시 한번 반복되는 느낌.

10년전 에바를 감상했던 분들이라면 이 극장판에 대한 만족감은 동일하겠지만 결국 한발짝 물러서서 한가로움을 가지고 에바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극장판의 즐거움이였습니다.
2008/02/04 00:34

misha X
내가 보기에도 [서]만 가지고 확실히 이렇다 저렇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누가 뭐래도 TV판의 '재탕'이란 건 명확하니까. 비록 연출 자체는 초심자도 접근하기 쉽게 만들긴 했지만 여전히 옛날 팬들은 열광하고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벙찌게 될 확률이 높을 듯.
2008/02/05 16:06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8/02/07 15:57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8/02/06 18:42

misha X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사은 님도 복된 무자년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2008/02/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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