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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스틱코스메틱-마법을 경험하고픈 당신에게 [창고/만화, 나의 오아시스]

지은이 : 김미경
권수 : 전 1권(2008)
출판사 : 학산문화사


대학 다닐 때는 화장이란 것에 아예 관심이 없어서, 졸업 즈음해서는 극도로 심해진 화장품 알레르기 때문에 차일피일 화장하는 것을 미뤄왔지만 한해 한해 갈수록 화장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 무슨 얘긴고 하니,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여자들의 화장이란 예의의 범주에도 들어가는 것이어서(ㅠ_ㅜ) 내 딴에는 아무리 정장차림에 구두에 가방까지 챙겨들어도 얼굴에 뭐라도 찍어 바르지 않으면 제대로 ‘갖춰 입은’ 모양새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연초 시무식, 연말 종무식, 봄/가을이면 줄을 잇는 결혼식 러시, 시시때때로 잡히는 공식행사 등. 평소에 기초화장품 하나 없이 맨날 동생 화장대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골라 집어쓰고 그나마도 술 한 잔 하고 들어온 날이면 샤워에 양치질만 겨우 하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기 일쑤였으니 반올림하면 나이 서른이 될 때까지 화장이란 걸 제대로 해본적도, 그에 대해 생각해봤을 리가 만무하다. 그런 내가 결혼을 앞두고 웨딩촬영과 결혼식이라는 난관을 맞아 웨딩샵의 메이크업 플래너에게 맨 얼굴을 내맡겼으니…과연 그 결과는?

화장은 마법. 실로 그 말이 정답이다. 가늘고 밋밋한 홑꺼풀의 눈을 한층 더 또렷하고 화려하게 만들어 주고, 얼룩덜룩 남아있는 여드름 자국을 완벽하게 감춰주고, 늘 부르트고 쥐어뜯어 볼품없는 입술을 도톰하게 보이게 해주고, 가무잡잡한 얼굴빛을 화사하게 바꿔주는―그야말로 ‘이게 정말 나인가’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마법 아닌 마법. 궁극의 화장발인 웨딩화장의 결과 m냥도 이렇게 변신하는 터이니 이게 마법이 아니면 대체 무어란 말인가.

이런 마법이라면 욕심 한번 부려보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난생 처음 내 화장품이란 것을 사보고(사실은 결혼하고 나면 더 이상 동생 화장품을 못 쓰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샀다. 그것도 기초화장품;), 친구에게 부탁해서 함께 면세점에 가서 이것저것 예쁜 색깔의 섀도며 립글로스도 사보고 여행용 콤팩트도 샀건만 정작 어떻게 써야할 지를 당최 알 수 없으니 그저 서랍 속에 모셔둘 수밖에. 모르긴 해도 꾸준히 화장을 해온 사람들이 아니라면 정작 서랍 속에 가득한 각종 색조화장품들과 기초화장품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써야 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기껏해야 패션잡지에 나오는 ‘하우 투~’ 어쩌고 하는 정보란에 나오는 자투리 정보, 그것도 특정 회사의 특정 제품을 사용했을 때 적용가능한 정보들이니 나 같은 생초보들은 화장이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미지의 영역인 것이다. 적어도 『환타스틱코스메틱』을 만나기 전까지는.

사실 TV나 잡지, 아니면 백화점의 메이크업 시연회에서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라며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런저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정작 화려한 색조화장 아래 감춰진 기초화장이며 기본적인 세안과 피부관리에 대해서는 상식적인 수준의 정보만을 아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환타스틱코스메틱』의 목차가 화장 시작 전, 기초적인 피부관리를 위한 쾌변과 세안 등부터 시작한다는 점은 그래서 더욱 눈에 들어온다. 누구나 알 법한 상식적인 정보지만 각각 단편적으로 흩어진 정보들이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이어질 때 그 나름대로의 논리와 설득력으로 발휘하며 독자들을 이해시킨다.

『환타스틱코스메틱』이 매력적인 이유는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적정선을 유지한다는 데에 있다. 온갖 브러시를 비롯한 각종 도구와 메이크업풀세트를 갖춘 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바로 내 방 내 화장대 위에 있는 화장품으로 얼마든지 따라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굳이 백화점 1층의 비싼 화장품이 아니어도 지하상가 1층에 나란히 자리잡은 가게에서 산 조그만 섀도나 립글로스로도 나만을 위한 화장을 시도하는 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점. 『환타스틱코스메틱』은 TV나 CF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화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중요한 날, 기념하고픈 날, 혹은 오직 나만을 위해서 하루쯤 시간을 들여 천천히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입자고운 파우더를 두들겨보고 숨 한번 멈추고 조심조심 아이라인을 그리고 싶을 때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동인 시절부터 귀여운 그림체와 특유의 유머로 눈길을 끌었던 작가의 장기가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화장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그러니까 나 같은;) 이들도 책장을 넘기며 혼자 피식거리다가 절로 나도 한번, 하며 화장대 서랍을 열어보게 하는 만화 『환타스틱코스메틱』. 굳이 화장에 대해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번쯤 예뻐지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라면, 또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한참 읽다 세수 후 스킨 로션을 바를 때 여느 때와 다른 손놀림으로 조심스레 눈가와 뺨 언저리를 매만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혼자 웃을지도 모를 일이다.

꼬리> 물론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내가 화장을 잘하게 되었을 리는 없다-_- 늘 읽는 것과 실천은 별개의 문제; 누가 해준다면 얼굴을 내맡길 자신은 있건만;


2008. 4. 22.



2008/04/22 17:59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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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 R X
아니 이런극찬이!! 몸둘바를 모르겠어요>.<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2008/04/22 22:02

misha X
책장에 꽂혀있는 책 중에서 이번엔 어떤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쓸까 하다가 요즘 제일 자주 읽는 책을 고르다 보니^^;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2008/04/2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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