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볼일이 있어서 혼자 돌아다니던 중 출출해졌다. 밥을 먹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안 먹어도 될 것 같기도 한 상황인데.
(1) 혼자 밥 먹는 것은 싫다. 친구를 불러내거나 집에 들어갈 때까지 참는다.
(2) 읽을 책이 있다면 간단한 음식은 가능.
(3) 패스트푸드점까지는 책 없이도 가능.
(4) 프렌치 레스토랑이나 이탈리언 레스토랑도 혼자 다녀온 적 있다.(5) 뷔페도 가능.
(6) 고깃집에서 혼자 구워먹은 적이 있다.
--->실제론 패스트푸드점이야 혼자서 늘 들락날락. 그런데 맛있는 프렌치/이탈리안이라면 혼자서도 갈 수 있다. 내 돈 주고 내가 먹겠다는데 누가 말림? 고로 4점으로.
(그리고 나는 다니다가 출출해지면 뭐라도 꼭 먹는다. 그것도 그때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으로. 기본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나의 선택지다.)
2. 피곤한 하루 끝에 천신만고 집에 돌아왔다. 경악스럽게도 밥이 없다면?
(1) 그냥 굶는다.
(2) 피자나 짜장면 등 배달음식으로 해결한다.
(3) 밥만 해서 밑반찬이나 계란 프라이와 먹는다.
(4) 나가서 무언가 사 오거나 사먹는다.
(5) 고기나 생선을 구워 밥이랑 먹는다.
(6) 두 가지 이상의 야채 손질이 필요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7) 두 가지 이상의 야채 손질이 필요한 요리를 딱 한 끼분만 만들어 먹는다.
--->2점. 피자랑 맥주로. 집에 와서까지 노동을 하고 싶지는 않다. 먹는 것은 즐겁지만 먹는 것을 만드는 과정은 사실 노동에 가까우니까.
3. 고기도 다 고기가 아니다. 나한테 고기는
(1) 안 먹는다.
(2) 살코기만 골라 먹는다.
(3) 고기는 역시 비계가 좀 섞여야 제맛이다.
(4) 내장이나 오돌뼈가 고기보다 맛있다.
(5) 생간이나 천엽도 얼마든지.
(6) 삼계탕에 들어 있는 흐물흐물한 닭껍질에도 아무 거부감 없음. 고기는 다 좋다.
--->3점. 살코기만 있음 퍽퍽하잖아. 그래도 닭은 가슴살 제일 선호함.
4. 나한테 생선은
(1) 안 먹는다.
(2) 양념구이나 튀김만 먹는다.
(3) 생선은 역시 소금구이가 제일이다.
(4) 잘 끓이기만 한다면 매운탕보다 지리가 낫다.
(5) 신선만 하다면야 살보다 내장이 더 맛있지 않나. 이거야 말로 어른의 맛.
(6) 국물에 둥둥 떠다니는 생선눈알을 공공장소에서 쪽쪽 빨아먹을 수 있다.
--->4점. 어디까지나 ‘잘 끓여야 한다’라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5. 날고기에 대한 입장
(1) 안 먹는다.
(2) 육회까지는 그럭저럭.
(3) 스테이크는 역시 레어. 국내에는 왜 피가 뚝뚝 떨어지게 구워주는 집이 없나 모르겠다.
(4) 육사시미라고 혹시 들어 봤는지...
(5)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즐긴다.
--->2점. 날것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스테이크는 미디엄레어까지 먹긴 하지만.
6. 생선회에 관한 자세
(1) 안 먹는다.
(2) 생선회는 초장맛.
(3) 간장을 살짝만 찍어 먹어야.
(4) 신선만 하다면야 그냥 먹는다.
(5) ‘노인과 바다’에서 소금이나 라임을 안 가져온 것에 안타까워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그게 왜 필요할까 생각한다.
--->1점. 민락동에 살았으면서 왜 회를 못 먹느냐고 묻는다면 그냥 웃지요….
7. 야채에 대한 예의
(1) 안 먹는다.
(2) 고기 먹을 때 상추나 깻잎 두어 장 정도.
(3) 매시드 포테이토, 카레에 들어있는 당근, 시금치 나물처럼 익혀서 양념한 것은 먹는다.
(4) 샐러드를 비롯 생야채 좋아하지만 드레싱이나 쌈장 등이 없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5) 오이나 상추를 싸먹을 것도 양념도 없이 우적우적 씹어먹는 것은 나의 일상.
--->5점. 싱싱한 생야채는 그냥 씹을수록 더 맛나는 법.
8. 안 먹는 식재료는
(1) 열 가지 이상.
(2) 다섯 가지 이상.
(3) 한두 가지.
(4) 없음.
--->2점. 회, 개고기, 그외 날것들 정도?
9. 외국에 나가면
(1) 고추장이나 밑반찬을 싸간다.
(2) 꼭 한식은 아니라도 하루에 한 끼는 밥을 먹어야지.
(3) 고수처럼 특이한 향초만 아니라면 외국음식도 그럭저럭.
(4) 한 달이건 두 달이건, 외국에서 한식은 안 먹는다.
--->4점. 외국가서 한식 챙겨먹을 거면 물 건너간 재미가 없잖나. 향신료가 안 맞으면 좀 힘들긴 하더라만 그래도 극복해야 할 문제.
10. 나는 다음 경우에 양껏 먹을 수 있다
(1)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모임.
(2) 소개팅.
(3) 맞선.
(4) 상견례
(5) 본인의 결혼식
--->5점. 2번과 3번 빼고는 다 해봤는데 별로 지장은 없더라. 아, 결혼식 때는 더 먹으려고 했는데 비행기 시간 맞춰 움직이느라 차려져 있던 음식 전 종류를 먹어보진 못했다. 흑흑, 거기 뷔페 나름 괜찮다고 소문난 곳이었는데. OTL
(참고로 부모님과 내가 그 결혼식장&뷔페를 골랐던 이유는 ‘밥이 맛있어서’였다.)
그러고 보니 상견례를 했던 진미정의 버섯탕수육도 참 맛있었지. 양이 적다는 게 불만이었을 뿐….
11. 나에게 제일 맛있는 밥은
(1) 남이 해 준 밥.
(2) 남이 해 준 집밥.
(3) 남이 해 준 맛있는 밥.
(4) 내가 한 밥.
--->3점. 남이 해주는 맛난 밥은 감사하게 삭삭 긁어먹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했는데 만약 맛이 없으면 그때의 피로감과 짜증은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난 아직 요리를 잘 하는 편이 아니라서-_- 된장/김치찌개는 잘 끓이긴 하지만;)
12. 밥이란
(1) 밥. 다른 것으로는 대체할 수 없다. 안남미도 밥 아님. 빵이나 국수는 싫다.
(2) 빵과 국수를 좋아하지만 끼니는 아니지. 어디까지나 간식.
(3) 일주일 정도는 밥 말고 다른 걸 먹어도 상관없음.
(4) 밥, 국수, 빵은 완전히 평등하다.
--->3점. 결혼 전에 서울 놀러가거나 했을 때 4, 5일 동안 밥과 김치는 구경도 못 하고 싸다녔지만 뭐 지낼 만 했다.
13. 케이크란
(1) 안 먹는다.
(2) 일부러 먹으러 가진 않지만 누가 먹자면 같이 먹어줄 수야 있다.
(3) 케이크 뷔페 정보를 수시로 수집한다.
(4) 케이크 한 조각이 밥 한 끼보다 비싼 게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5) 환갑이나 돌잔치 케이크를 싸준다면 반색을 한다.
--->4점. 돈값을 못 하는 케이크도 수두룩하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맛난 케이크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더욱 큰 법. 내게 크고 아름답고 맛있는 치즈케이크와 버터크림케이크를 달라!!!
14. 발효식품이란
(1) 안 먹는다.
(2) 김치는 먹는다.
(3) 프로세스 치즈나 요거트 정도야 좋아함. 하지만 이름이 어려운 치즈는 꾸리꾸리해서 싫다.
(4) 명란젓을 비롯 빨갛게 양념한 젓갈은 먹지만 토하젓이나 그밖에 많이 삭힌 젓갈류는 곤란하다.
(5) 홍어도 거뜬. 없어서 못 먹는다.
--->4점. 참기름에 다진 파 종종 넣은 명란에 밥 비벼 먹고 싶다.
15. 아주아주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데
(1) 아무리 좋아해도 한 끼로 충분.
(2) 두 끼나 세 끼까지는 괜찮지 않나.
(3) 한 번 열광했다 하면 물릴 때까지 닷새고 열흘이고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4)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도 같은 음식을 네다섯 끼 정도는 계속 먹어도 상관없다.
--->2점. 사흘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상은 조금 곤란할 것 같아서.
16. 다음 중 집에서 만들어 본 것은 몇 가지나?
김치, 간장이나 고추장이나 된장, 잼, 치즈, 요거트, 케첩, 마요네즈, 말린 토마토, 야채나 과일칩, 장아찌나 피클, 젓갈, 버터, 아이스크림, 어묵, 족발, 소시지나 햄, 떡, 빵이나 과자나 케이크, 팥이나 완두앙금, 식혜나 수정과, 술, 식초, 도우와 소스를 모두 직접 만든 피자. 생강차나 유자차.
--->요거트(기계 이용한 것도 되나? -_-a)/오이피클/돼지고기를 다져 오븐에 구워낸 소시지/빵/케이크/쿠키/고구마칩
17.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주관식)
좋은 쌀로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냉면과 파스타 등등 국수류/돼지갈비/쇠고기구이/잘 내린 원두커피/우유/맥주/만두/짬뽕/스테이크/빵/케이크/아이스크림 기타 등등 드럼 둥둥
여튼 날 것 빼고 맛있는 거 전부!!!
18. 평생 똑같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무엇으로? (주관식. ‘한정식’처럼 얍삽한 대답 금지)
밥과 달걀프라이.
총점: 51점
결과를 봅시다
식귀
80점 - 87.5점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은 먹을 것, 그리고 먹을 것, 오직 먹을 것.
하지만 맛없는 걸 먹느니 굶는다. 외식은 가능한 기피.
당장 쓰러져 죽을 것 같아도 밥은 직접 한다.
식신
65점 - 80점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먹을 것.
다른 것에도 정신 팔릴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역시 먹을 것이 제일.
밥은 혼자 먹는 게 제일 맛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한테 신경 안 쓰고 먹을 것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도락가
50점 - 65점
마음에 맞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는 것이야말로 제일 큰 낙.
인터넷이나 TV에 나온 맛있는 집에는 꼭 가봐야 직성이 풀린다.
정상인
25점 - 50점
맛있는 음식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짜장면 한 그릇 사먹자고 차타고 나가는 건 싫다.
주말이면 엉덩이가 급격히 무거워져서 집밥보다는 외식, 외식보다는 배달음식을 선호한다.
의욕상실
15점 - 25점
하루하루 챙겨먹는 것이 스트레스인 당신.
밥 대신 먹는 알약이 나오기만 한다면야 당장 일 년치를 사재기할 것이다.
김밥이나 햄버거, 라면처럼 인터넷을 하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일 좋다.
***
입 짧고 편식 심하고 골골댔던 초등학교 시기를 지나 그나마 평균 식사량에 진입한 중학교, 그리고 하루에 다섯 끼를 먹고 집에 가면 토스트에 라면을 매일같이 먹어치우던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돈 없어 다시 빌빌대던 암흑의 대학시절과 백수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처럼 식도락을 즐기는 내가 좀 신기하기도 하다(smk군의 얘기에 따르면 지금처럼 맛난 것을 ‘밝히게 된 때’가 돈벌기 시작한 때부터였다고 한다). 그전부터도 먹기야 많이 먹었지만 한 끼를 먹더라도 맛있게!!를 외치기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
그냥 이유는 간단하다. 배가 고프면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밖에 나가면 수많은 먹을거리가 있다. 4,5천원부터 시작하는 정식/백반부터 몇 만원대의 코스요리, 아니면 한 접시 천원하는 떡볶이랑 오뎅 등등. 어차피 돈을 지불하고 무언가를 먹고 그로 인해 배가 부를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맛있는 것을 먹고 포만감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기왕 같은 돈을 내고 먹는 거라면 맛있는 쪽이 훨씬 좋지 않은가. 맛있는 것을 먹고 배가 부르면 한결 느긋하고 즐거워지지만 맛없는 것을 먹고 배가 부르다면…오 마이 갓-_-. 그 끔찍할 정도의 거북함을 몇 시간 동안 견뎌내야 한다는 사실에 머릿속이 아득해진다(그리고 배가 부르고 말고를 떠나 맛없는 걸 먹으면 화부터 난다. 내가 만들었는데 맛이 없으면 정말 미친듯이 화난다-_- 원래 자기 자신한테 화날 때가 제일 속상하고 답답한 법이다)
물론 매일 이런 생각을 관철시키며 밥을 먹을 수는 없다. 구내식당의 메뉴는 지극히 한정된 틀 안에서 뺑뺑이를 돌고 사무실 주변 식당들도 다 고만고만한 수준이다(정가 5천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한 4천원 정도의 맛을 내는 정도?).
하지만 적어도 음식점이라면, 맛있는 음식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맵고 짜고 싱겁고 달달한 정도의 취향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맛이 있다/없다는 어느 정도 보편적인 기준이 적용가능하다. 맛있게 만든 음식은 누가 먹어도 맛있다. 맛없는 음식은 누가 먹어도 맛없다. 조미료를 쏟아 붓더라도 일단은 맛은 있어야 한다. 그게 ‘돈을 받고’ 음식을 파는 이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고픈 배를 달래기 위해서라면 전기밥솥에 한가득 밥을 해서 줄창 그것만 먹고 있거나 1리터 우유랑 기*이나 *립 단팥빵을 사서 같이 먹어도 된다. 그렇지만 밥 말고 다른 밑반찬 한 두 개 더 챙기고 계란이라도 하나 더 굽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맛있게’ 먹기 위함이다.
문제는 여기저기 산재해있는 음식점들을 내가 다 가볼 수가 없고, 설령 가본다 하더라도 성공할 확률은 지극히 낮으며, 그나마 성공한 집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 맛이 변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이들이 나처럼 하나를 먹더라도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한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맛없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곳은 한층 더 정진해서 더 나은 수준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자극을 받고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도 손님들의 입맛을 여전히 즐겁게 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영화를 보러 가서도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 돈 아깝다고 투덜대면서 먹을 것에 있어서는 의외로 둔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는 안 된다. 다름 아닌 ‘먹을 것’이 아닌가. 모름지기 먹는다는 행위는 오감을 넘어선 육감을 총동원해야만 하는 꽤나 힘겹지만, 재밌는 영화, 만화, 공연만큼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행위다. 그러나 다들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일주일에 두세 끼 정도는 누구나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을텐데 왜 먹는다는 것을 그냥 배가 고프니까 먹는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마는 이들이 많은지…아주 조금, 안타깝고 또 서글플 뿐이다.
//그래서 지난 연휴 동안에 용궁사 앞 해물쟁반짜장과 짬뽕, 동래 함경면옥의 비빔냉면과 왕만두를 먹고 빠리쟝베이커리에서 빵까지 사들고 왔다. 대만족, 해피해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