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 백일사진을 찍으러 갔더랬다. 처음엔 엄마 아빠랑 같이 가족사진을 찍을 거라고 모처럼 smk군하고 스누피 커플티까지 맞춰 입고 갔는데 막상 가서 보니 아기 한명 찍는 것만도 보통 일이 아닌데다 새삼 카메라 앞에서 썩소를 지으려니 물밀 듯 밀려오는 귀차니즘이란…. 조심스레 smk군한테 엄마 아빠랑 찍는 건 그냥 넘어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려고 보니 마치 2년 전 우리 웨딩촬영할 때의 피로한 모습이 보이는 건 어찌된 일이련가. 그리고 오가는 무언의 눈길…. 우리 부부가 그렇지 뭐 별 수 있남-_-; 중간에 잠투정 좀 하고 맘마도 먹고 30분 정도 자고 하면서 그럭저럭 촬영을 마쳤다. 기린이는 집에 오는 10분 남짓한 시간 내도록 칭얼대더니 상당히 피곤했는지 방에 눕히자마자 곯아떨어져서는 평소 땐 3, 40분만 자고 바라락 깨던 녀석이 무려 두 시간 반 동안 내리 자는 기염을 토했다. 코까지 가볍게 골며 자는 걸 보니 괜히 사진 찍는답시고 애한테 못할 짓 한 거 같아 미안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게 다 네가 첫째로 태어난 복인 것이야! 네 동생은 그냥 집에서 의자에 이불 뒤집어씌워놓고 디카로 몇 방 찍고 넘어갈 것이다….
수면 7시 반~8시 사이에 잠들던 녀석이 이젠 드디어 밤 9시를 넘겨 자기 시작했다. 현재까지의 패턴은 아침 6~7시에 일어난 이후 총 4번의 낮잠을 자고 밤잠을 자는데 낮잠 사이 간격은 보통 두 시간. 길게는 세 시간 반까지도 벌어지고 어제 저녁에는 마지막 낮잠을 잔 이후로 네 시간 동안 안 자고 파닥거리다 잠들었다. 그래도 밤에는 잘 자는 편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무릇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법이고, 밤에 잘 잔다는 건 ‘작은 것’이 아닌 아주 중요한 것이다-_- 낮잠을 30분씩만 자고 바락바락 일어나는 건 여전히 슬프지만; ㅠ_ㅜ 더 이상 욕심내지 않으마, 딸램. 그저 밤 9시에는 폭 잠들어주렴.
수유 그렇게 열심히, 많이 먹지는 않는 것 같은데 어느새 간격은 네 시간 정도까지 벌어졌다. 7시, 11시, 15시, 19시 정도. 물론 30분 정도씩 들고나는 건 있지만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밤 10시~11시 사이에 잠든 채로 손가락을 빨려고 하면 잽싸게 젖을 물려 10분 정도 먹이면 다음날 아침까지 안 깨고 푹 자는 경우가 제법 잦다. 4개월 예방접종하러 가서 재어보니 몸무게는 7.5㎏, 키는 64.5㎝. 젖만 먹고도 이리 튼튼하게 잘 크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기특할 뿐이다. >_< 보람찬 하루하루~
기타 엄지손가락을 지나치게 열심히 빤다. 정말 이대로 둬도 되는 것인가!! -_- 그리고 뒤집기 시작한 후로는 옹알이도 거의 안 하고 있다. 뒤집기 열심인 아가들이 한동안 옹알이를 안 하는 경우가 있다던데 좀 아쉽다. 옹알이 할 때가 진짜 재밌었는데ㅠ_ㅜ 눈 마주치면 여전히 잘 웃고 한번씩 비행기 태워주면 까르륵 숨넘어가게 웃는데 이제 4개월 된 아가를 비행기 태워줘도 되는 건지 조금 불안;해서 이제는 한동안 안 태워줄란다. 요즘은 그냥 얼굴 마주보고 노는 것보다 이젠 엄마가 온몸을 다 써서 율동을 하면 아주 열렬한 반응을 보인다. 어제는 산울림의 ‘산할아버지’를 근 20분 동안 부르며 온갖 쇼를 다했더랬다. 누가 봤으면 정말 가관이었을 것이다-_-(smk군 앞에서도 그렇게 못할 것 같다;) 그렇게 격렬하게 놀아줬더니만 흥분이 채 가라앉지가 않았는지 결국 네 시간 넘게 안 자고 버티다가 9시 좀 넘어서 기절하듯 잠들었다. 저녁나절에 격하게 놀아주는 건 고려를 좀 해야겠다;
이런 부모라 미안해 (11)
1. 기린이가 하도 손가락을 열심히 빠니까 친정엄마는 살짝 걱정을 하신다. 엄마 : 이렇게 빨다가 손가락 아야 하면 어쩔라고 그러냐. 아이구 빨갛게 부은 것 봐라. 우짜꼬; (그러나 그로부터 5분 후에 기린이가 잠투정을 시작하자) 엄마 : 니 손가락 빨면서 잘 자드만, 왜 또 잠투정이고! 아나,* 니 손가락 여기 있다! (기린이 입에 엄지손가락을 먼저 물려준다;) *아나 : ‘자, 여기 있다.’는 뜻의 사투리.
2. 딸사랑 바보아빠 모드 풀가동 중인 smk군 smk군 : 우리 기린이 누구 딸? 아빠 딸~ >_< 오늘도 너무 귀엽구나!! (뽀뽀) 우리 기린이 누가 만들었길래 이렇게 귀엽나요? 그래요, 아빠가 만들었어요!! 우후후~ (뽀뽀) 나 : 누가 들으면 혼자 만든 줄 알겠네-_- 엄마는 한 거 없나요? smk군 : 엄마는 낳아줬어요(먼산). 그것만 했어요(룰루).
3. 기린이는 한번 본격적으로 잠투정을 시작하면 그야말로 수습불가, 온 집안이 떠나가라 바락바락 울어댄다. 소리는 또 어찌나 쨍알쨍알 찢어질 듯 톤이 높은지;;
이렇게 울어대는 걸 어떻게 수습하냐고;
나 : 당신 딸내미 왜 그렇게 잠투정 진상이야? -_-; smk군 : (살짝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기린아, 아빠가 외모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성격은 미처 신경을 못 써서 그만 성격은 엄마를 닮고 말았구나. 흑흑ㅠ_ㅜ 기린이 동생 때는 아빠가 성격까지 신경을 써서 만들게요~
4. 뒤집기 시작한 후로 조금씩 밤잠 시간이 늦어지더니 결국 9시가 넘어야 잠이 드는 딸램. 모처럼의 토요일 밤 DVD나 땡길까 하고 딸램이 잠이 들기만 기다리는데 9시 반이 넘도록 눈이 메롱메롱하다. smk군 : 기린아, 빨리 코~하고 자. 아빠랑 엄마랑 오붓하게 영화 좀 보자. 응? 나 : 우리 엄만데 왜요? 하는 표정인데? smk군 : …아빠 아내예요! -_-+ 넌 나중에 네 남편 데리고 놀아!
//팔불출 애엄마는 이참에 딸램 자랑 좀 살짝 하겠심다. >_<
요렇게 최종 세 장 선택했음. 어른들은 마지막 샛노랑 옷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셨다. 아가들은 역시 알록달록 원색이 잘 받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