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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울음, 젖량 감소 등등 [일상/기린이 이야기]

1.
지난 밤, 잘 자던 기린이가 갑자기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어제 오전 오후 도합 한 시간 밖에 낮잠을 자지 않아 졸립고 피곤했던 터라 여덟시부터 젖을 물고는 바로 곯아떨어졌는데, 두 시간 정도 지난 후에 별안간 울기 시작한 것이다. 자고 있을 때나 깨어 있을 때나 이렇게 크게, 놀란 듯이 울어댄 적은 없었기에 나도 smk군도 꽤 당황했다.

바로 품에 꼭 껴안고 엄마야, 엄마야, 하며 달래주었지만 뭐에 놀란 듯 간간이 온몸을 떨며 꺽꺽대는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기린이를 내 배를 마주 보게 안고 smk군은 그런 기린이와 나를 다시 온몸으로 껴안으며 함께 달래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울어대는 와중에도 기린이는 눈을 꼭 감은 채 잠에서 깨지 않았다. 열이 나는 것도 아니고, 소화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당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울어대다가 젖을 물리자 다행히 천천히 진정이 되어 작게 흐느끼는 소리를 내다가 도로롱 코를 골며; 자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10개월 전후로 종종 그런 경우가 많다 하고,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에 나오는 소위 ‘도약의 시기’와도 얼추 맞아떨어지긴 하는데 막상 아이가 울기 시작하니 참 당황스럽고 걱정도 되고…. smk군은 꿈을 꾼 건 아닐까, 라고 했는데 알 수 없는 일이다.


2.
젖량이 줄고 있다.

두달 전, 처음 복직했을 때는 두세 시간만에 가슴이 빵빵해지고 거북한 느낌에 견디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출장이나 다른 일정 때문에 종일 유축을 못 해도 크게 불편하지가 않다. 당장 젖량도 업무시간 동안 600~700㏄ 정도는 충분히 유축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400㏄ 정도로 줄어들었다. 출근 전에는 직수(=직접 수유 : 아이에게 직접 젖을 물리는 것)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아침에도 젖병으로 먹이느라 결국 퇴근 후 잘 때밖에 젖을 물게 되니 서서히 젖량이 줄어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쉽게, 잘 나오는 젖병을 계속 물어서인지 엄마 젖은 갖고 놀려고 하고 젖병으로 먹는 양만큼 많이 먹으려 하질 않는다. 잠시 빨다가 고개를 홱 돌리고 다른 놀이를 하려고 하거나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만지작거리며 유심히 관찰하다가 다시 조금 빨다가 하는 식이다.

처음 기린이를 낳았을 때는 최소 6개월, 그리고 6개월이 지나면서는 돌까지,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젖을 먹였는데 이제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젖을 먹이고 싶어진다. 열심히 젖을 빠느라 이마며 콧잔등에 송글송글 맺힌 아이의 땀방울을 훔쳐내는 즐거움을 더 느끼고 싶다.

돌까지는 앞으로 두 달. 하는 데까지는 해보자.


3.
아이의 발달, 특히 인지, 언어발달 등에 있어서 조바심내지 말자고 몇 번이나 스스로 다짐했는데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어제도 혼자 안절부절하다가 결국 smk군한테 핀잔을 들었다. 모든 아이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기 마련인데 정작 엄마인 내가 그걸 기다려주지 못하고 혼자 쓸데없는 것들을 뒤적이며 고민하고 있다. 이런 거 고민할 시간 있으면 기린이한테 뽀뽀 한번 더 해주고 한번 더 안아주면 될 것을, 나도 참 바보같다.
…이래놓고 분명히 집에 가서는 기린이더러 ‘엄마라고 좀 불러줘어어~’하고 안달할 게 뻔하다-_-;;

//사실 며칠 전에 ‘엄,마’라고 또박또박 말했다(고 한다). 문제는 내가 샤워하러 들어간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는 거지; 내가 직접 못 들었으니 무효다 무효. -_-




gene냥 이모가 떠줬던 놀이복.
출퇴근할 때, 혹은 진주 할머니댁 갈 때 등등 요모조모 아주 잘, 입고 있다.
(이러다간 정작 놀이복이 몸에 잘 맞을 땐 올이 다 풀려서 못 입게 되는 건 아닐까;)


2009/12/24 14:31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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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R X
헉! 이렇게 입은 모습을 보니 저 옷이 얼마나 큰지 이제야 알겠다;
이미 줄줄이 풀리고 있는거 아닌가; =ㅂ= 기린냥, 이모는 그때 왕초보여서..그래서 그런거란다 ㅠ_ㅜ

음.. 그리고 김군, 한국엔 4월 초 직급손해없이 입사하는 것으로 조정이 되었다. (나이쓰!) 이사비 대주는 거보단 그게 쉬웠겠지 우힛.

메리크리스마스~ 가민님, 기린냥♡, 민규씨

2009/12/24 15:34

misha X
아직까지는 괜찮다. 저 옷이 특히 좋은 게, 품이 넉넉하다보니 내복 위에 껴입혀도 부담스럽지 않다는 거. 주로 안고 다니거나 차타고 다니기 때문에 외투를 따로 안 입어서 차라리 저렇게 껴입을 수 있는 옷이 실용적이고 좋더라고. 대신 내년에 들어오면 단추 부분은 한번 손을 좀 봐줘야 할 거 같다능. 끌끌.
2009/12/28 16:16

아트걸 R X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도움이 될....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제가 친구들한테 흔하게 조언해주는 내용이 둘이나 있어서 덧글 달아요.

1. 꿈꿨다에 한표입니다.
그런데 그러거나 말거나....;;; 어른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요. 이런 상황은 애가 서너살 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 제 큰딸도 일년에 한두 번은 그런 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매일 밤새 그러는 게 아니라면 저언혀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겠죠. (매일 그런다면 출근하는 어른의 잠도 문제고 아이도 진짜 뭔가 심각하다는 징후이니까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요..어쩌다 한 번 5분이라면야..^^;)
당황 절대 하지 마시고....어쩌다 한 번....그런 날도 있다..하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
선배엄마들 얘기 들으면...초등학교 1,2학년 아이도 꿈꾸다 자다 깨서 엉엉 우는 경우 많다고 해요. 더 심각한 건 잠을 깨워도 절대 안 일어나고 그냥 눈 감고 잠(꿈)에 취한 채로 엉엉 운다는 거죠. 젖을 먹일 수도 없고(당연히..;;) 덩치는 커서 안아주기도 힘들고....
....애가 커도 그런 일이 종종 있다네요..저도 각오중...-_-;

3. 돌 전에 그런 조바심을 하시다니..저는 misha님이 꽤 쉬크한 분인 줄 알았는데 의외에요오오오오.....^^;
제 주위에 두돌 넘어서까지도 엄마 소리 하나 안 하고, 세돌쯤에 말문 겨우 트였던 사람이 국립S대 공대 박사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유학간 경우가 있죠. -.- (그 어머니께서 병원에 가야 하나...고민하는 순간 말문을 떼었다는..;;)
그리고 제 주위에 애기들이 워낙 많아서 제가 잘 아는데...진정한 말문은 대부분 빨라봤자 20개월 넘어서 겨우 트인답니다. ^^; 천천히 기둘리세요. 처음 '엄마'의 시작을 언제 하느냐가 그닥 중요한 것 같진 않고요. 세단어 문장을 언제 구사하느냐는 단어 말하는 시작과 상관 없는 것 같아요. 단어 빨리 말했다가 세돌까지 단어만 말하는 애도 있고..^^; 민서처럼 단어 자체는 늦게 말했는데(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능..;; 지나면 다 이렇다능..;;;) 문장 말문을 단어보다 먼저 튼 케이스도 있죠. (근데 그것도 20개월 정도로 기억..)
중요한 건 18개월 즈음에(이것도 20개월 이상까지 나이브하게 생각해도 됨) 어른이 시키는 말을 '알아듣느냐 안 알아듣느냐'에요.
예를 들면 "공 가져와~" "눈이 어딨지?"(정확하게 눈은 안 짚어도 됨. 손을 얼굴 등에 가져가거나 뭔가 찾는 시늉만 하면 됨)등의 단순한 문답으로 시험 가능하죠. 눈빛만 보면 알아요.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는지 안 알아듣는지 확실히 판단할 수 있죠.
말문이 트이는 것보다 중요한 게 '듣고 인지'하는 거래요.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유아 발달 연구하신 분들 얘기예요. ^^
2009/12/25 02:47

misha X
요즘 윗니가 나고 있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합니다. 지난주부터 까끌하게 만져지면서 하얀 줄이 보이더라고요. 덕분에 사흘 연속 밤새 칭얼대고 울고불고 '음마아아바아~'를 외쳐대는 통에 오늘 아주 몽롱합니다; ㅠ_ㅜ

제 성격이...지극히 소심합니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주변인들에게 꽤나 시크하고 무심한 듯 비쳐지는 경향이...) 게다가 아주 가까운 지인 중에 아이가 언어/인지발달장애로 온가족이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계신 분이 있어요. 가까이서 소식을 보고 듣고 하다보니 알게 모르게 신경이 쓰여서 저도 더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는 거 같습니다; 좀더 느긋하게 대해야지, 하고 매일 다짐하고는 있지만요.
2009/12/28 16:21

곤도르의딸 R X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9주년 축하도 여기서 겸사 드리고요.^^ 저도 처음엔 어찌어찌 미샤님 리뷰글들 읽는 재미에 처음 찾아들어왔는데, 이젠 미샤님 따님도 보게 되고... 히히.

기린이도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말하지 않나요? 제 도러는 아빠라는 단어에 더 흥미를 보였고(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는 모든 상대를 다 아빠라고 불렀다는;), 엄마는 꽤나 뒤늦게, 그리고 정말 절박할 때만 부르기 시작했는데요. 도러가 '객체'로서 제일 먼저 인식하는 가까운 상대가 바로 아빠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반면 엄마는 아직 자신과 분리되지 않고 일체감을 느끼는 대상이라 무언가 다른 이름으로 부를 필요를 못 느낀 것이 아닌가... 확실히 제대로 걷기 시작하고 자신의 의지로 엄마와 확실한 신체적 별리를 둘 수 있게 되자 갑자기 엄마라는 단어를 연발하기 시작하더군요. 암튼 전 그런 게 좀 흥미로웠는데...
미샤님은 직장맘이시다보니 엄마 소리가 더 듣고 싶으신가 봅니다. 흐흐....

2009/12/25 23:36

misha X
메리피핀 크리스마스! 저도 실로넨 님 블로그 알게 된 지 어언...그러다 도러 님까지!! 후후 나중에 실제로 한번 뵙게 되면 어쩐지 웃음보가 터질 것 같습니다요.

'아빠' 발음이 쉬워서 그런지 아빠 소리를 한 지는 제법 되었어요. 대상을 콕 집어서 부르는 거 같지는 않지만요. 하지만 엄마 소리는 제가 곁에 있을 때는 비슷한 발음도 잘 안 하는 걸 봐서는 실로넨 님의 설명이 어느 정도 맞는 듯 합니다. 말문 터진 도러 님 덕에 실로넨 님은 요즘 아주 재미나실 거 같아요. +_+
2009/12/2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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