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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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린이 이야기 - 해당되는 글 49건
2010/03/13   하기스 골드 흡수알갱이 발견과 관련하여-상담원 및 차장님과 통화한 내역 
2010/03/08   어린이집 문제  (10)
2010/03/06   기린이가 외가에서 자주 듣는 말 베스트 5  (10)
2010/02/28   기린이, 12개월  (10)
2010/02/22   기린이, 첫 돌  (31)
2010/02/11   응급실 데뷔, 그 이후  (10)
2010/02/05   모성애라는 것  (16)
2010/01/24   앞짱구 뒷짱구  (10)
2009/12/24   갑작스런 울음, 젖량 감소 등등  (6)
2009/12/04   기린이 9개월, 이런 부모라 미안해(13)  (9)
하기스 골드 흡수알갱이 발견과 관련하여-상담원 및 차장님과 통화한 내역 [일상/기린이 이야기]

작년 12월에 하기스골드 매직벨트 기저귀에서 흡수겔 알갱이를 몇 차례 발견해서 하기스 고객센터에 문의했던 내용. 맘**릭에도 올리긴 했는데 기록삼아 뒤늦게나마 이곳에도 옮겨둔다.

 

먼저 상담원분과의 통화 내용

고객센터 통화 : 080-022-7007 / 2009. 12. 17. 09:14

문 : 10개월 여아, 출생 후 계속 하기스 기저귀를 써왔다. 한번씩 기저귀를 갈아줄 때 흡수겔 알갱이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어제 네이버 카페에 문의글을 올린 결과 본인과 같은 경험을 한 사례가 상당수 있음을 알았음.

답 : (먼저 사과한 다음) 알갱이의 형태와 색상 등이 어떠했는지?

문 : 투명에 가까운 느낌의 젤 상태로, 덩어리는 아닌 아주 작은 알갱이의 형태였음. 친정어머니가 가위로 다 쓴 기저귀를 갈라본 결과 흡수겔인 것으로 판단되었음.

답 : 고객이 얘기한 대로, 흡수겔인 듯 함. 기저귀 내의 흡수겔은 소변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기저귀 제작시) 범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재질이며, 피부 접촉시의 안전성 등에 대해서는 수 차례의 테스트를 거쳤으므로 (아기 피부 접촉에 따른) 염려는 걱정 안 해도 될 것임

(흡수겔의 안정성에 대한 강조가 몇 차례 이어짐)

문 : 흡수겔 자체가 기저귀 밖으로 새어나오는 점에 있어서는 명백한 제품상의 하자는 아닌지?

답 : 아기 피부에 닿는 부분은 방수처리가 아니라, 수분을 흡수해야만 하기 때문에 광학현미경 등으로 보면 아주 미세한 틈이 있음. 이것이 아기의 활동, 자세, 소변 흡수량에 따라 그 틈이 아주 조금 느슨해질 수 있음. 혹시 아기의 소변량이 많았는지?

문 : 거의 두 시간마다 갈아주는 편이며, 소변이 흠뻑 젖지 않아도 부지런히 갈아주고 있음. 자주 갈아주는데도 한번씩 그런 알갱이를 발견하였음. 지속적으로 그런 알갱이를 발견하였다면 진즉에 문의를 하였을 것이나, 간헐적으로 발견하였기에 한동안 두고 보다가 전화를 한 것임. 특히나 여아를 둔 엄마 입장에서, 흡수겔 알갱이가 여아의 생식기 부분에 닿아 체내로 유입되지는 않을지 무척이나 염려됨.

답 : 흡수겔은 수분을 흡수하면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체내로 유입되지는 않을 것임.

문 : 흡수겔이 새어나오는 부위가 아기 생식기 부위와 맞닿게 되면 체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답 : 지금까지 흡수겔 알갱이가 체내로 유입되었다는 건은 알려진 바 없음.

문 : 흡수겔 알갱이를 보았다는, 본인과 같은 경험으로 상담한 사례가 있지는 않았는지? 이런 사례가 있음을 하기스 측에서는 인지하고 있는지? 이런 사례(흡수겔 관련)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흡수겔 알갱이가 피부에 닿을 경우의) 안전성에 대한 자료를 소비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린 적은 있는지?

답 : 개별적으로 상담 후 문제가 된 상품을 회수하여 조사한 다음 새 상품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종료되는 경우가 있음.

문 : 그렇다면 앞으로도 일제 기저귀 등의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든가, 찜찜함을 무릅쓰고 하기스 기저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다른 대안은 없는지? 본인 뿐만 아니라 흡수겔 관련으로 걱정하는 아기 엄마들이 많은데, 흡수겔과 관련한 안전성 등에 관련된 자료를 메일이나 우편 등, 공식적인 자료로 답변을 받고 싶음.

답 : 그와 관련해서 검토 후, (공식적인 자료로 답변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하여) 전화로 연락을 드리겠음.

(본인의 이름 및 연락처를 알리고 상담원의 이름을 확인함)


2009. 12. 17. 오후 17:05 B차장님과 2차 통화. 요건 요점만 간략히 정리함.

  • 기저귀 안의 흡수겔은 SAP(고흡수성수지)으로 아크릴산으로 만들어지는데 생리대와 기저귀의 흡수층을 만드는 데 사용됨
  • 생리대 안의 SAP에는 항취를 위하여 구연산 성분이 첨가되나 그 이외에는 거의 동일함
  • 생리대는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식약청 관리대상으로 의약품 성분에 대해서는 모두 검증과정을 거치나 기저귀는 공산품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거치지는 않음
  • 그러나 자체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식약청 기준을 준용,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서 생리대와 동일한 테스트를 거쳐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었음
  • 또한 KPS(자율안전검사) 획득, 품공법('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의 줄임말인 듯), 미국 관리기준인 세이프티 클리어(자세한 명칭은 아님, 확실히 받아적지 못했다) 및 국내, 미국, 유럽 등 그 외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준용근거에 맞게 철저한 안전검사를 거친 후 제품을 생산하고 있음
  • 또한 SAP의 안전성에 대하여는 72시간 패치 테스트 등을 거쳐 철저히 검증하며, 폐 흡입, 경피, 생식기 등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며 인체에 무해함(실수로 섭취한다 해도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강조가 있었음)
  • 소비자들(특히 아기 엄마)의 염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안전성 테스트 및 검증결과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없냐는 질문에 대하여는 :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에 공개하기가 어려운 부분임 (전화상담상으로 지금까지 얘기한 부분들도 상당히 깊이 얘기한 것이라는 보충설명)
  • 그러나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10년 중 하기스 홈페이지를 통해 SAP의 주성분 및 안전성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여 게시할 계획임


1, 2차 도합 통화시간이 30여분이 훌쩍 넘었지만 나름 성의있는 답변을 얻었다.
사실 하*스 측에서 보자면 진상 고객도 이런 진상이 없었겠지만-_- 안전성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강조하기에 조금은 안심.

이로써 둘째 때는 반드시 천기저귀 사용에 도전해보겠다고 결심 또 결심했고, 기린이는 친정엄마의 걱정과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어마무지하게 비싼-_-)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기저귀를 채우고 있다('둘이 버는데 애 기저귀는 좋은 걸로 해줘라!!!'). 생리대도 한 시간 반마다 갈아대는데 기저귀야 오죽하겠나... 빛의 속도로 없어지는 기저귀;; OTL

일회용종이기저귀를 쓰는 이상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은 100% 해소되기 힘든 만큼, 결국 소비자 개개인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낀 의문점에 대해서 위 통화내용처럼 일일이 따지고 든 이유는...그런 점이 바로 성격이기 때문이다(쿨럭). 위 상담내용이 주변의 아기 엄마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몇 분 되지는 않지만;;).



2010/03/13 22:25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0
어린이집 문제 [일상/기린이 이야기]

기린이가 돌보기 수월한 아기는 아니지만 지난주에는 유독 많이 칭얼대고 뻗대고 안 먹고 뽈뽈거리고 잠 안 자고(돌이 지나면서 힘도 고집도 파워업!)…. 결국 ‘느그 집에 도로 갖다놓고 올 생각까지 했다’라는 친정엄마의 한숨섞인 푸념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사실 엄마의 체력은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가족들의 결론이지만 깡 하나로 버티는 것 역시 우리 집안 내력이다-_- 그래도 손녀가 밥 제대로 안 먹는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면서, 정작 자기 먹을 것 하나 제대로 챙겨먹지 않는 엄마를 지켜보는 나나 아부지 마음도 안타깝기는 매한가지. 고기도 싫어 인스턴트도 싫어 자기 손으로 만든 음식이 아니면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할 뿐 입에도 안 대, 게다가 입도 짧고 위장도 약하다!! 이런 총체적 난관으로 똘똘 뭉친 친정엄마의 고집을 그 누가 꺾으리오.

기린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문제는 복직할 때부터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다. 실제로 집 근처 영아전담 어린이집을 알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어린이집에 보내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라는 친정엄마의 소신과 고집 때문에 결국 유야무야되고 말았는데, 내 딸 안심하고 맡긴답시고 정작 우리 엄마가 빠짝빠짝 말라가는 걸 보고 있자니 내 속이 터질 지경이라. 집 근처 영아전담 어린이집은 두 곳인데 한 곳은 가정식 어린이집으로 큰 길을 건너야 하고, 나머지 한 곳은 제법 규모가 있는데 집에서 아주 가깝다. 부랴부랴 다시 한번 전화해봤더니 집 가까운 곳은 일단 만 1세반은 한 두 자리 남아있다고 했다(맨날 전화만 해보는 아기엄마로 각인되었을지도).

토요일에 상담하러 갈 요량으로 슬쩍 친정엄마한테 얘기를 꺼냈다가 불벼락만 맞고-_- 아부지에게 여쭤보니 아부지 역시 엄마의 건강상태가 한계라는 데는 동감. 그러나 엄마를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대답을 미루셨다. 일단 어린이집을 알아보되 천천히 설득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 움직이려고 했는데 토요일 아침 다시 아부지에게서 연락이 왔다. 금요일 저녁에 어린이집 문제로 두 분이 얘기를 나누신 모양인데…엄마가 정서적으로 기린이와 떨어질 생각이 추호도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아마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까지는 어찌어찌 된다고 해도 하루종일 어린이집 담벼락 밖에서 맴돌 것 같다며 당분간 이 문제는 보류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 아부지 생각이셨다. 엄마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젠 정말 안 되겠다, 싶으면 당장 어린이집에 보내겠다고 하셨다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란, MB가 4대강 사업을 깨끗이 접고 그 돈을 죄다 보육시설 확충에 투자할 가능성과 비슷한 정도? -_-a;

지난 주 내내 가문 여름날 밭고랑만 하릴없이 득득 긁어대듯 외할머니 속을 박박 긁어놓았던 딸램은 오늘 아침 외할머니 앞에서 눈웃음을 살살 치고, 엄마는 그런 손녀 앞에서 지난 주의 설움과 고생은 싹 잊어버린 듯 흐늘흐늘 녹고 계셨다. 50년 넘게 굳어져 온 성격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이젠 조금은 자기만을 위해서 살아주셨음 좋으련만 그런 바람마저도 당신께는 사치스럽게 되어버린 엄마의 중년. 꽃구경 대신 손녀딸에게 황사바람 미칠 세라 베란다 창 너머 매화꽃망울만 겨우겨우 보여줄 엄마의 쉰 일곱 번째 3월. 기린이가 초등학생 쯤 되어서, 기린이가 먼저 외할머니 손을 잡아끌고 꽃구경을 하러 나설 그 날까지 나는 꽃피는 봄이 전혀 반갑지 않을 것 같다.


//딸램, 넌 평생 외할머니한테 잘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정말 혼내줄 테다.



2010/03/08 13:02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0
기린이가 외가에서 자주 듣는 말 베스트 5 [일상/기린이 이야기]

1위. 요 귀염둥이~ : 외할머니가 애정어린 궁디팡팡과 함께 하는 말.
2위(1위와 아주 근소한 차). 이 진상(=진짜로 밉상)아!!! : 감정섞인 궁디팡팡과 함께 사용됨.
3위. 요것아, 우리 딸 힘들게 하지 마/우리 딸 살 빠지니까 찌찌 이제 그만 먹어 : ...;;;;
4위. 어쩜 이리 똘똘할까~ >_< :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는 속담의 실 적용례. 이 말 다음에는 주로 기린이가 어려서부터 만화책이 가득한 환경에 노출된 데 따른 걱정과 염려, 질타가 이어진다;
5위. 어이, 자해공갈단! : 한참 자기 얼굴에 생채기 낼 때 외할아버지가 부르던 말. 요즘은 타해공갈단;으로 수정 중임.




2010/03/06 00:27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0
기린이, 12개월 [일상/기린이 이야기]
첫돌인 22일 저녁, 기린이는 엄마와 외할머니 앞에서 세 발짝씩, 그리고 잠시 후에 또 세 발짝씩 걸음마를 떼며 가족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 다음날도 오전에 1시간 반, 오후에 2시간 낮잠과 함께 모유도 이유식도 잘 먹고 간식으로 단호박과 귤도 납죽납죽 잘 받아먹고 밤잠도 저녁 8시에 곯아떨어지는 등 100점짜리 아가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우리 딸램 버릇이 어디 갈 리가 있나... 다음날부터 가차없이 하락하는 점수;; 결국 금요일에는 온 가족들이 진저리를 내며 빨리 데리고 가라는 무언의 압력을 온몸으로 견뎌내야만 했다(그러나 난 그날 회식이었을 뿐이고;).

때마침 물 건너 사는 gene냥 이모는 기린이 첫 생일인데 뭘 해줬음 좋겠냐고 물어왔고, 염치따위는 애저녁에 갖다버린 애엄마인 나는 기린이 출퇴근할 때 입는 놀이복이 한벌밖에 없다고 새 놀이복 바지를 떠달라고 당당히; 요구했다. 뜨개질이 얼마나 잔손많이 가고 성가신데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그런 걸 부탁하면 어쩌냐고 친정엄마는 나무라셨지만, 막상 gene냥의 솜씨를 보고는 기왕 떠달라고 할 거였으면 원피스로 하지 그랬냐고;; (아이고 엄마;;)

엄마 : 어쩜 이렇게 솜씨가 좋을까~ 친구 애한테도 이리 귀여운 걸 해주는데 지 아 낳으면 얼마나 예쁘게 해 입히겠노~
아부지 : 지 아 낳으면 이런 거 떠서 입힐 시간 없다.(끌끌)
엄마 : 야, 왜 너는 이런 솜씨는 없냐?
나 : 대신 이런 솜씨를 가진 친구를 뒀잖소.

이쯤에서 인증샷~


지금 딱 맞는 곰돌이 모자와 조금은 낙낙한 스누피 티셔츠~
(역시나 이 직후 모자 벗어던짐;;)



 색깔이 정말 곱고 세련됐다고 엄마 아부지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에 칭찬을 거듭한,
그러나 역시 딱 맞는; 바지~



수면
낮잠 불량한 거야 여전하고, 밤잠은 저녁 7시 반~8시면 확실히 졸려한다. 이때 온 집안 불을 다 끄고 젖을 물리거나 같이 누워 토닥거리면 한 시간 안에는 잠이 든다. 그러나 누구 한 사람이라도 안 자고 있으면 같이 놀려고 잠이 오는데도 뽈뽈거리며 기어나온다; 새벽녘에도 여전히 한번씩 잘 깨고 있다; 인형도 꾸준히 옆에 같이 뉘어주고는 있지만 기린이는 엄마 팔이 아니면 다 귀찮을 뿐이고-_- 이불도 덮어주면 갑갑한지 10초도 안 되어서 냅다 다 차내버린다. 뒹굴다가 내복이 말려올라가 배가 드러나는 게 신경이 쓰여서 슬리핑가운을 사서 입혀봤지만 역시나 버럭질. 대체 저 성질머리는 누굴 닮았을꼬(...). 게다가 잘 때 몸부림은 얼마나 과격한지... 매일 밤마다 나는 기린이의 니킥과 하이킥에 온몸을 가격당하고 있다. 뜨끈한 바닥에 온몸 지지면서 자는 걸 포기하는 것만도 서러운데...흑흑;;


수유 및 이유식
22일 이후로 사무실에서는 유축을 하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한번씩만 하고 있다. 아직 유축한 모유가 조금 남아있지만 아마 1주일 뒤부터는 분유나 생우유를 먹여야 할 듯. 그러나 젖을 떼야지하고 마음먹으니 오히려 더 젖을 찾는다. 저녁에 유축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으면 헤헤거리며 기어와서는 지가 먼저 내 옷을 잡아당기고 젖을 찾아 앙 문다. 그때의 그 행복한 표정이라니... 간식으로는 귤이나 사과, 삶은 감자와 단호박 등을 주는데 특히 과일을 아주 좋아한다. 귤은 제법 신 것도 잘 받아먹고 딸기는 씨 부분을 다 도려내고 안의 과육부분만 주는데 역시나 잘 받아먹는다. 딸기를 봤는데 안 주고 어른들만 먹고 있으면 심통이 아주 대단하다.
문제는 이유식. 이 녀석은 의외로 입이 짧은 편이다. 배고프면 잘 먹지만, 일단 고픈 배를 조금 채웠다 싶으면 금방 장난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뽈뽈거리며 기어가서는 헤작질을 하려고 한다. 애초부터 부스터로 버릇을 들였으면 나았을까 싶지만, 나와 smk군이 직접 기린이를 돌본 게 아니라 친정어른들이 그 나름의 경험과 방식으로 아이를 돌보다보니 아무래도 기린이의 고집이나 버릇을 다 받아주시는 경향이 있다. 한마디로 기린이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떠먹이신다는 뜻이다(...). 아직 너무 어린 아가이고, 일단은 먹이는 게 최우선이라는 친정엄마 말씀도 맞는 말이지만 벌써부터 지 마음에 안 들면 배째고 드러눕기 신공을 펼치는 기린이를 어르고 달래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진을 빼는 친정엄마를 보는 내 마음도 과히 편치 않다. smk군 같으면 과감하게 '싫으면 관두셈'하면서 다 치웠을 테지만;;
오늘도 한 열 숟갈 받아먹고는 거실의 서랍이란 서랍은 죄다 열려는 녀석 뒤를 쫓아다니면서 몇 번이나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친정엄마는 지금 당장은 안 먹는 것 같아도 계속 먹이면 밥도 간식도 다 잘 먹더라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지만 어제 오늘 연이어 GG를 치고 한참을 나부대는 녀석 옆에 뻗어 드러누워 내일은 꼭 성공해야지, 하는 다짐을 하며 멍하니 있었다. 과연...-_-;;


버릇
갑갑한 걸 워낙 싫어해서 양말, 모자는 죄다 벗어던진다. 그나마 밖에 나갈 때는 그런대로 견디는 편인데 집에만 들어오면 제일 먼저 양말부터 벗어던지느라 정신이 없다. 요즘은 밖에 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꼈는지 베란다에 내다놓은 유모차를 가리키거나 아기띠를 질질 끌고 와서 나가자고 어필함.
집 전화, 할아버지 엄마 아빠 휴대폰은 완전 지 장난감이고,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려있는 지 사진을 보면 '아, 아~' 하면서 좋아한다(TV에서 다른 아기들이 나와도 '아~' 하고 외친다. 지도 아면서...). 컴퓨터 끄고 켜는 것도 완전 지 마음대로. 오늘 하루만 해도 계속 파워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윈도우 안전모드 부팅화면을 몇 번이나 봤는지...
친정엄마나 나, smk군은 기린이한테 가급적 TV를 안 보여주는 편이고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문제는 친정아부지... 외할아버지 방학 동안 기린이는 TV 리모콘의 사용법을 마스터하고 TV 본체의 전원스위치를 누르면 리모콘을 아무리 눌러도 TV가 켜지지 않는다는 것까지 눈치채서 예의 그 '배째고 드러눕기 신공'으로 결국은 TV를 켜게 만들고 있다. 엄마는 할아버지가 애 버릇 다 버려놨다고 원망이 대단하지만 내일 모레면 아부지 출근하시니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_-
빠이빠이, 박수, 흉내내기, 과자 있는 곳은 귀신같이 눈치채서 달라고 떼쓰기, 귤 으깨고 뭉개기, 처음 본 물건은 득달같이 달려들기. 지 밥숟가락을 집어던지며 난동을 부릴 때 단호하게 야단을 치며 벌떡 일어서면 갑자기 실실 눈치를 보는 걸 보면 완전 메구*가 따로 없다. 그러나 여전히 엄마는 지 필요할 때만 부르고 다른 말은 별로 안 한다. 걸음마도 첫돌에 세 발짝 이후로는 무조건 기어서, 혹은 뭔가를 짚고서 이동함. 12개월 현재 몸무게는 옷 입고 10kg, 키는 76~77cm 정도.


*메구 : 경상도 사투리로 여우. 눈치가 빤하다는 뜻.


2010/02/28 23:04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0
기린이, 첫 돌 [일상/기린이 이야기]
지난 주말, 기린이 첫 돌을 앞두고 집에서 간단하게 돌상 비스무리한 걸; 차렸다.

처음엔 기왕 집에서 하는 거 전통돌상을 대여해서 좀 그럴 듯하게 차려주려고도 생각했는데 때마침 야근 빵빵 터져주시고-_- 감기도 떨어질 줄 모르고-_- 과일에 무지개떡에 케이크 정도만 차리고 돌잡이 용품은 오픈마켓에서 배송비 포함 만원으로 해결봤다. 그런데 큼직한 조각으로 해달랬던 무지개떡은 죄다 손바닥만한 크기로 낱개포장되어 오는 바람에 조금 난감... 결국 시어머님이 이쑤시개로 서로 고정시켜서 그런대로 구색을 맞춰놓으시긴 했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인 딸램은 왕할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기분이 완전 업되어서는 한참을 설쳐대다가 오후 세 시 정도에 기절하듯 잠들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보통 30분만 자고 발딱 일어나던 녀석이 한 시간이 지나도 일어나질 않는다! 식당 예약은 여섯시인데 오후 네 시가 넘어가도록 코만 도로롱 골아대는 딸램; 아니 왜 이럴 땐 30분만에 안 일어나는 것이야!! ㅠ_ㅜ 기다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기저귀 갈아주는 척 하면서 집적대다가 슬쩍 깨워봤더니 아뿔싸, 더 자고 싶은데 깨웠다고 짜증이 제대로 작렬했다; 안고 일어서서 둥개둥개, 젖물리기, 비장의 <꼬꼬마 꿈동산> 보여주기 등등 갖은 애를 쓴 결과 조금 진정이 되긴 했는데 이젠 어른들이 TV 화면을 가리고 서 있는다고 버럭질을 시작함. 아놔...;; 온 가족이 달래고 달래서 한복은 겨우 겨우 입혔는데 조바위는 끝까지 거부했다. 이후 돌잡이하는 내내 조바위 한번 씌워보려고 애걸복걸했지만 딸램은 꿋꿋하게 자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후...;


억지로 씌워놔서 기분 별로임(이후 바로 벗었음;)
다들 경황도 없고 무엇보다 기린이가 기분이 영 별로여서 옆에서 비위맞춰주느라 카메라 화이트밸런스도 제대로 못 맞추고 무작정 P로 놓고 셔터만 눌러댔다. 둘째 때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리...(먼산)


뿅망치고 마이크고 다 필요없고 그저 무병장수가 제일이라는 엄마의 바람대로 우리 딸램은 실타래를 제일 먼저 덥석 집어들었다(올레!). 그런데 다음엔 바로 공을 집어들어서 다들 깜짝; 자식들의 운동실력에 관해 익히 잘 알고 계신 양가 어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다.



저 배씨댕기머리띠도 한번 씌워보려고 시어머님과 친정 엄마가 어찌나 고생을 했는지... (이 한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모두 온몸을 불살랐다; 결국 양손에 과자 쥐어줘서 잠시 성공)



엄마도 한입? (역시나 이 장면 이후엔 바로 조바위 휙 벗어던짐...)

집에서 간단하게 차려서 잠시 돌잡이 하는데도 애 비위 맞추기가 이리 힘든데 아휴; 그래도 과일이랑 떡, 케이크도 양가 식구들이 먹을만큼만 준비한 덕에 다들 맛있게들 드시고 이후 저녁식사하러간 식당에서도 딸램은 엄마 몫으로 나온 전복죽을 납죽납죽 받아먹으며 어른들께 귀여움을 떨었다. 설 이후로 부쩍 말이 많아져서 혼자 종알종알종알종알. 사나흘 설사하느라 쏙 빠진 볼살도 조금씩 퐁퐁 오르고 있고... 새삼 1년 전 오늘, 긴박했던 그때가 막 생각난다. 흐...;; 워낙 진행이 빨랐던 덕분에 시댁이고 친정이고 가족들이 얼마나 정신이 없었던지, 금방 애 낳고 훗배앓이 때문에 끙끙대고 있는 나를 혼자 내버려두고 다들 밥먹으러 간다고 했었지-_- (잊지 않겠다;)


건강하게 태어나 잘 자라줘서 고맙다, 기린아.
엄마 아빠는 너를 정말정말 사랑한단다.


21:50 추가. 오늘 저녁, 기린이가 드디어 걸음마를 뗐다!! 세 발짝, 그리고 좀 있다가 다시 세 발짝. 첫 돌에 맞춰서 걸으려고 지금까지 참고 있었구나 우리 딸램!! >_<


2010/02/22 21:54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31
응급실 데뷔, 그 이후 [일상/기린이 이야기]

기린이가 아프다.

지난 토요일부터 맑은 콧물을 흘리고 간간이 기침을 하다가 열이 38, 9도까지 올라서 결국 응급실 데뷔까지 마쳤다.

문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 밤에도 열이 많이 나는 바람에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목감기라는 진단 하에 감기약을 처방받아 왔는데 문제는 약 중에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조금 찜찜하긴 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 먹였는데 그날부터 설사 시작. 감기 때문에 소화가 안 되나보다 하고 기다려보다가 수요일까지 설사가 계속되자 우리 가족 머릿속에는 빨간등이 켜졌다.

좀 더 연륜있는 의사에게 데리고 가보자는 아부지 의견에 따라, 어제는 아부지 혈압약을 처방해주시는 다른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를 받고 왔다. 예전 처방전을 보고는 설사의 원인이 항생제 부작용, 그리고 감기 바이러스 두 가지 경우일 수 있다며 일단 설사부터 낫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설사를 시작한지 오늘로 나흘째. 아직도 차도가 없다. 열은 더 이상 나지 않지만 맑은 콧물은 여전하고, 기침도 간간이 한번씩 하고 있다. 모유는 그런대로 먹지만 이유식은 통 안 먹으려 하고(설사 때문에 어제부터는 흰죽), 아프기 전과 다름없이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고 잠투정은 훨씬 더 심해졌다. 친한 여사우분의 친구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라기에, 병원을 바꿔본다고 해서 뾰족한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연휴를 앞두고 불안한 마음에 내일은 좀 멀어도 그곳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잖아도 잡고 서기 시작하면서 좀처럼 체중이 늘지 않고 있는데, 한층 더 해쓱해진 얼굴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다.




지난 토요일 오후, 해열제 먹고 이마에는 해열시트.
열 때문에 볼 빨간 아기, 기린이.



2010/02/11 18:06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0
모성애라는 것 [일상/기린이 이야기]

많은 이들이 모성애는 여성의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기린이를 낳기 전에는(‘임신하기 전’이 아님에 주의) 모성애라는 것이 본능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덧 기린이가 돌이 다 되어가는 지금 돌이켜 보면, 모성애는 아가와 엄마가 서로에게 적응해가며 조금씩 함께 쌓아가고 다져가는 유대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온몸을 찢는 듯 한 산고産苦를 견디고 무사히 아이를 낳았다는 기쁨도 잠시, 지금까지 추상적으로만 생각했던 엄마로서의 역할, 책임, 무한정으로 베풀어야만 할 것 같은 사랑, 숭고한 희생 등은 온데간데없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바로 당혹감이었다. 아기는 어떻게 안아줘야 하나? 젖은 어떻게 물려야 하나? 기저귀는 또 어떻게 갈아주지? 저렇게 속싸개로 꽁꽁 싸매놔도 괜찮을까?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배냇저고리가 저렇게 크다니, 옷을 갈아입히다가 저 가느다란 팔이 꺾이기라도 하면 어쩌나? 맙소사, 어떻게 이 아기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내 뱃속 안에 웅크리고 있었단 말인가!!

그러나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기린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기린이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먹이고 어떻게 씻겨야 할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모성애’라는 범우주적인 명제 하에 그렇게 되어야만 함을 암묵적으로 강요했다. 어둑하지만 한없이 아늑한 엄마 뱃속에서, 출렁거리는 양수에 몸을 맡기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놀고 싶을 때 놀다가 갑작스레 바깥세상에 나와 당황스럽기 짝이 없을 아기와, 열달 전에는 점보다도 작았던 존재가 어느새 제 몸을 키워 이렇게 내 팔에 안겨있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에 그저 멍하기만 한 엄마가 그 충격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조금의 시간적 여유도 없이 말이다.

기쁘지? 얼마나 좋으니? 아기가 참 예쁘지? 미안하게도 나는 그런 질문들에 순수하게 내 감정을 표시할 수 없었다. 기쁨보다는 당혹감이, 사랑보다는 ‘엄마’라는 이름의 무거운 책임감이 나를 짓눌렀고, 내 서툰 손길에 아이가 불편해하고 젖을 토하고 잠을 못 이뤄 울어댈 때마다 죄책감은 날로 더해만 갔다. 나 때문이구나. 나 때문이구나. 내가 네 엄마라서 이렇게 너를 힘들게 하는구나. 하필이면 나 같은 사람이 엄마라서 이 귀한 생명을 이렇게 울고 지치게 만드는구나….

2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의 어느 날, 기린이는 어김없이 잠투정을 시작했고 울음소리는 점점 더 높아져만 갔다. 화가 났다. 너도 힘들지만, 나도 힘들어. 잠이 오면 자면 되는데 왜 이렇게 자질 않니. 왜 내 마음을 몰라주니! 급기야 버럭 소리를 지르며 냅다 울고 있는 기린이를 smk군에게 던지듯이 안겨주고는 안방으로 뛰어 들어와 큰소리로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순간 기린이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 한참 울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아빠 품에 안긴 기린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때의 기린이의 표정은, 정말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놀란 듯도 한, 그리고 어딘가 미안한 기색이 보이는 듯도 한. 이제 2개월 된 아기가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전혀 해보질 못했건만, 그때의 기린이는 분명 내게 미안해하고 있었다. 순간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조심스레 다가가 기린이를 안으니 좀 전까지만 해도 온 집안이 떠나가라 울어대던 녀석이 이젠 내 품에 폭 안겨서는 눈을 감고는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을 청하려 하는 게 아닌가.

아마도 그때가 아닌가 싶다. 내가 정말로 이 아이의 엄마구나, 싶었던 것은. 그저 신기하고 조금은 얼떨떨한 기분이 아닌, 그야말로 충만함이 가득한 기쁨을 맛보았던 것은. 한때는 탯줄로 이어진 세상 둘도 아닌 하나인 존재였던 우리가 독립된 개체로 만나 서로에게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걸,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에 스스로를 괴롭혀왔던 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그때에야 비로소 깨달은 거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한번도 아기를 접해보지 않은 내가 단지 ‘엄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 아이에 대한 모든 것을 이미 습득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열달 동안 뱃속에서 키워내는 그 이상으로, 세상 밖에 나온 아기와 엄마는 서로에게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기와 엄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지도, 용인하지도 않는다. 엄마잖니, 왜 그걸 몰라? 왜 그걸 못해? 왜 아기를 울리니? 그리고 쏟아지는 충고를 가장한 질책, 질책들. 하지만 아기와 엄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둘만의 시간이다. 

11개월 반에 접어드는 요즈음, 자고 있는 기린이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고 잘 자고 있는 아이의 볼에 괜히 뽀뽀 세례를 퍼붓곤 한다. 이 작은 아이가 불과 1년 전에는 내 뱃속에서 꼼지락대고 있었다는 사실에 아직 신기한 마음이 남아있지만, 이제는 정말로 엄마가 된 기쁨을 조금은 제대로 실감하는 것 같다. 이 감정을 굳이 모성애라는 거창한 낱말로 정의내리고 싶지는 않다. 이 세상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너의 엄마이고, 너는 나의 딸. 단지 그게 전부일 뿐. 본능도 의무도 책임도 아닌, 그저 살아 숨쉬는 우리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는 것뿐.





2010/02/05 23:35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6
앞짱구 뒷짱구 [일상/기린이 이야기]

플러스, 빵실한 볼살




잘 자고 일어나서 새침한 표정


2010/01/24 20:43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0
갑작스런 울음, 젖량 감소 등등 [일상/기린이 이야기]

1.
지난 밤, 잘 자던 기린이가 갑자기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어제 오전 오후 도합 한 시간 밖에 낮잠을 자지 않아 졸립고 피곤했던 터라 여덟시부터 젖을 물고는 바로 곯아떨어졌는데, 두 시간 정도 지난 후에 별안간 울기 시작한 것이다. 자고 있을 때나 깨어 있을 때나 이렇게 크게, 놀란 듯이 울어댄 적은 없었기에 나도 smk군도 꽤 당황했다.

바로 품에 꼭 껴안고 엄마야, 엄마야, 하며 달래주었지만 뭐에 놀란 듯 간간이 온몸을 떨며 꺽꺽대는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기린이를 내 배를 마주 보게 안고 smk군은 그런 기린이와 나를 다시 온몸으로 껴안으며 함께 달래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울어대는 와중에도 기린이는 눈을 꼭 감은 채 잠에서 깨지 않았다. 열이 나는 것도 아니고, 소화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당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울어대다가 젖을 물리자 다행히 천천히 진정이 되어 작게 흐느끼는 소리를 내다가 도로롱 코를 골며; 자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10개월 전후로 종종 그런 경우가 많다 하고,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에 나오는 소위 ‘도약의 시기’와도 얼추 맞아떨어지긴 하는데 막상 아이가 울기 시작하니 참 당황스럽고 걱정도 되고…. smk군은 꿈을 꾼 건 아닐까, 라고 했는데 알 수 없는 일이다.


2.
젖량이 줄고 있다.

두달 전, 처음 복직했을 때는 두세 시간만에 가슴이 빵빵해지고 거북한 느낌에 견디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출장이나 다른 일정 때문에 종일 유축을 못 해도 크게 불편하지가 않다. 당장 젖량도 업무시간 동안 600~700㏄ 정도는 충분히 유축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400㏄ 정도로 줄어들었다. 출근 전에는 직수(=직접 수유 : 아이에게 직접 젖을 물리는 것)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아침에도 젖병으로 먹이느라 결국 퇴근 후 잘 때밖에 젖을 물게 되니 서서히 젖량이 줄어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쉽게, 잘 나오는 젖병을 계속 물어서인지 엄마 젖은 갖고 놀려고 하고 젖병으로 먹는 양만큼 많이 먹으려 하질 않는다. 잠시 빨다가 고개를 홱 돌리고 다른 놀이를 하려고 하거나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만지작거리며 유심히 관찰하다가 다시 조금 빨다가 하는 식이다.

처음 기린이를 낳았을 때는 최소 6개월, 그리고 6개월이 지나면서는 돌까지,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젖을 먹였는데 이제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젖을 먹이고 싶어진다. 열심히 젖을 빠느라 이마며 콧잔등에 송글송글 맺힌 아이의 땀방울을 훔쳐내는 즐거움을 더 느끼고 싶다.

돌까지는 앞으로 두 달. 하는 데까지는 해보자.


3.
아이의 발달, 특히 인지, 언어발달 등에 있어서 조바심내지 말자고 몇 번이나 스스로 다짐했는데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어제도 혼자 안절부절하다가 결국 smk군한테 핀잔을 들었다. 모든 아이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기 마련인데 정작 엄마인 내가 그걸 기다려주지 못하고 혼자 쓸데없는 것들을 뒤적이며 고민하고 있다. 이런 거 고민할 시간 있으면 기린이한테 뽀뽀 한번 더 해주고 한번 더 안아주면 될 것을, 나도 참 바보같다.
…이래놓고 분명히 집에 가서는 기린이더러 ‘엄마라고 좀 불러줘어어~’하고 안달할 게 뻔하다-_-;;

//사실 며칠 전에 ‘엄,마’라고 또박또박 말했다(고 한다). 문제는 내가 샤워하러 들어간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는 거지; 내가 직접 못 들었으니 무효다 무효. -_-




gene냥 이모가 떠줬던 놀이복.
출퇴근할 때, 혹은 진주 할머니댁 갈 때 등등 요모조모 아주 잘, 입고 있다.
(이러다간 정작 놀이복이 몸에 잘 맞을 땐 올이 다 풀려서 못 입게 되는 건 아닐까;)


2009/12/24 14:31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6
기린이 9개월, 이런 부모라 미안해(13) [일상/기린이 이야기]




2009. 11. 29.


열흘 전 쯤, 기린이가 출근하시는 친정 아부지를 보며 손을 살짝 들어 흔들었다. 아니, 이것은 빠이빠이? 이 녀석이 드디어 빠이빠이를 하는 것인가!! 아침 댓바람부터 가족들은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고 친정 아부지는 입이 귀에 걸리셔설랑은 현관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계속 빠이빠이를 하다가 사라지셨다. 나도 나도 빠이빠이해야지! 동생과 나는 그렇게 벼르며 우리 차례를 기다렸으나 내가 출근할 무렵에 기린이는 맘마를 먹고 있었고 동생이 출근할 때에는 자고 있었다고 한다. OTL

그날 오후, 퇴근하고 돌아온 친정 아부지가 친구분과의 약속 때문에 다시 현관으로 나가시자 잽싸게 기어간 기린이가 또 다시 빠이빠이를 했다고 한다. 그래, 역시 아침의 그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게야! 기쁨에 가득 찬 친정 아부지는 친구분한테 자랑을 한가득 늘어놓으며 매일 외손녀와 빠이빠이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 설레어 하셨더랬다.

…그 후로 열흘간, 기린이는 빠이빠이를 안 하고 있다-_-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가 아무리 열심히 손을 흔들어도 배시시 웃기만 할 뿐. 외할아버지를 뻥쟁이로 만들어놓고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포복자세로 온 집안을 활보하는 데 이어 이제는 틈만 나면 가구를 잡고 일어서는 기린이. 바야흐로 이것이 책에 나오던 ‘가구의 시대’인가! 9개월 현재 72㎝, 9㎏로 순조롭게 커가며 이젠 할머니 화장대 서랍을 열어보려고 호시탐탐 노리는가 하면 거실 서랍장을 죄다 열고 책장에 있는 책들을 몽땅 꺼내 바닥에 집어던지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뭐, 건강한 게 제일이지만, 점점 딸램의 왕성한 활동력을 따라가기에 친정 부모님의 체력이 달린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ㅠ_ㅜ

more..



이런 부모라 미안해

2009/12/04 11:54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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