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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2   안토니오 가데스 
2005/12/11   카르멘-그 끝을 알 수 없는 어둠과도 같은 매력  (2)
안토니오 가데스 [일상/보고, 듣고, 느끼다]
안토니오 가데스. 본명은 Antonio Esteve Ródenas.
1936. 11. 14~2004. 7. 20.
스페인의 토속적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플라멩코를 세계 무대로 끌어올린 장본인.
1978년 스페인 국립발레단 초대 예술감독을 역임하였다.

네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
그의 말년을 함께 한 Eugenia Eiriz와의 결혼생활은 불과 1년 남짓.
(...얼굴값 하는 거요?? ㅠ_ㅜ)
두번째 부인이었던 Marisol은 가수 겸 배우로 [카르멘]에도 함께 출연했었고
세 명의 부인과의 사이에서 Elsa, Ignacio, María, Tamara, Celia의 다섯 자녀를 두었음.

중년일 때의 얼굴은 이렇게나 멋진데 안타깝게도 이 미모가 노년까지 계속되지는 않았다. ㅠ_ㅜ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 정도면 우리나라서도 DVD 내줄만 한데 왜 전혀 그런 낌새가 없을꼬ㅠ_ㅜ


비록 2분 남짓이지만 담배공장에서의 '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 만큼이나, 오히려 카르멘과 안토니오의 하바네라 연습장면보다도 훨씬 더 좋아하는 장면. 비제의 <카르멘>을 계속 들으며 머리를 쥐어뜯는 친구를 보다 못한 파코가 나서서 기타로 편곡한 '카르멘'을 들려주자, 안토니오는 당장 크리스티나를 불러 함께 호흡을 맞춰본다. 라우라 델 솔도 연기자치고는 움직임이 좋았지만 과연 프로와는 비교할 게 못된다. 파워풀하면서도 절도있는 움직임, 착착 맞는 호흡. 멋져용♡


안토니오 가데스

2005/12/22 17:46 | 관련글(트랙백) 1 | 댓글 0
카르멘-그 끝을 알 수 없는 어둠과도 같은 매력 [창고/영화볼 땐 조용히]
감독: 카를로스 사우라Carlos Saura (1983)
각본: 카를로스 사우라Carlos Saura, 안토니오 가데스Antonio Gades
안무: 안토니오 가데스Antonio Gades
음악: 파코 데 루치아Paco de Lucía
주연: 안토니오 가데스Antonio Gades (안토니오Antonio)
라우라 델 솔Laura del Sol (카르멘Carmen)
파코 데 루치아Paco de Lucía (파코Paco)
크리스티나 호요스Cristina Hoyos (크리스티나Cristina)
Juan Antonio Jiménez (후안Juan)
Sebastián Moreno (에스카밀로Escamillo)


2002년 11월 9일, 그날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토요일 밤이었다. 맥주 한잔을 앞에 놓고 무심코 채널을 돌리던 중 귓전을 울리는 캐스터네츠 소리를 들었고, 그 순간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리모콘을 바닥에 내려놓고 말았다. 화면 가득히 캐스터네츠를 들고 플라멩코의 팔 동작을 연습하는 사람들의 진지한 눈빛. 그 부분은 바로 안토니오가 카르멘을 처음 본 연습실 장면이었고, 안토니오가 처음 본 카르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던 것처럼 나는 정신없이 영화 속에 빠져들었다. 마치 물 흐르듯이 공기 틈새를 넘나드는 섬세한 팔놀림과 힘찬 스텝, 다리 사이로 휘감기며 떨어지는 긴 치맛자락, 그리고 쉴새없이 가슴을 때려대는 강렬한 구두굽 소리. 가상과 영화 속 현실, 여기에 실제 상황까지 묘하게 맞물리며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내는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의 영화, [카르멘]. 만약 이 영화를 계속 모르고 있었다면 얼마나 가슴을 치며 후회했을지.

플라멩코 무용단 단장인 안토니오는 비제의 <카르멘>을 플라멩코로 각색하여 무대에 올리려고 하지만 주연 카르멘 역을 맡을 여자무용수를 찾지 못해 늘 고심한다. 보는 이를 사로잡는, 마치 늑대의 그것과도 같은 매혹적인 눈과 하얀 잇바디, 붉디붉은 입술, 칠흑같이 검은 머리칼을 지닌, 결코 진실을 입밖에 내는 법이 없는 바람같은 여자. 안토니오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카르멘의 이미지를 찾아 헤매다 우연히 한 무용학원의 연습실에서 ‘카르멘’이라는 이름의 여성을 발견한다. 춤을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고 그저 음식점의 막간 공연에서 춤을 추는 것이 고작인(그나마 그 춤도 시작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카르멘. 처음엔 그녀의 보잘것없는 춤솜씨에 실망하지만 안토니오는 결국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카르멘을 무용단으로 불러들이고, 그녀에게 춤의 기초부터 하나씩 가르쳐간다. 처음엔 시큰둥하니 무기력하던 카르멘의 춤은 그녀의 호승심을 자극하는 한편 격려를 아끼지 않는 안토니오의 가르침 덕분에 나날이 눈부시게 발전하지만, 그는 점점 카르멘에게 빠져들고 급기야는 작품 속의 카르멘과 실제 카르멘의 간극을 망각하게 되는데….

흔히들 말하는 카를로스 사우라의 ‘댄스 3부작([피의 결혼식Blood Wedding 1981], [카르멘Carmen 1983], [마법사를 사랑하라El Amor Brujo 1986])’ 중 하나인 [카르멘]은 앞서 얘기했다시피 영화 속의 또 다른 무대와 영화의 흐름이 겹쳐지는 구조이다. 즉 메리메의 소설 『카르멘』,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 등장하는 카르멘은 영화 [카르멘]의 카르멘이며, 돈 호세는 곧 안토니오인 것. 담배공장에서 소란을 피운 카르멘을 이송하던 돈 호세가 그녀에게 유혹당했듯이 안토니오는 카르멘에게 춤을 가르치다 그녀의 매력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돈 호세가 그러했듯이 카르멘이 다른 남자들과 만나는 것을 견뎌내지 못하고 <카르멘>의 내용대로 안토니오(=돈 호세)의 질투심과 둘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만다.

주인공 안토니오가 간과한 것은 바로 그가 그리던 ‘카르멘’에 그토록 카르멘이 꼭 들어맞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카르멘>의 카르멘이 천성적으로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순간의 감정에 따라 바람처럼 흘러가는 매혹적인 팜므 파탈이었던 것처럼, 그가 만난 카르멘 역시 한 사람에게 머무르지 않고 순간의 사랑을 찾아 떠나가는 여자이다. 두 사람 사이에 잠시나마 사랑하는 감정이 있으면 그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기대하지 않는 카르멘. 그런 카르멘이었기에 자신이 구상한 ‘카르멘’의 이미지에 완벽히 부합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안토니오는 작품과 현실의 괴리를 인정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카르멘의 몸과 마음 전부를 독점하고자 몸부림친다. 그렇기에 하바네라를 연습하며 카르멘을 끌어안는 안토니오의 손길은 더없이 애틋하고, 투우사 에스카밀로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순간 안토니오의 춤은 마치 질투가 끓어 넘치는 듯 폭발적이다.


위의 영상은 영화 속에서 담배공장에서의 난동 장면을 연습하는 장면이다(붉은 옷에 검은 숄을 두른 댄서가 카르멘, 그와 대립하는 사람이 크리스티나). 크리스티나와 안토니오의 특훈을 받은 카르멘이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인 동시에 안토니오가 카르멘에게 매혹당하는 부분이 공연 연습을 통해 절묘하게 표현된다. 이처럼 영화 속 플라멩코 연습 장면은 안토니오와 카르멘의 사랑과 질투, 갈등이 드러나는 백미라고 할 수 있는데 담배공장, 하바네라, 도박장에서의 결투, 그리고 에스카밀로와의 결투 장면은 모두 플라멩코 댄서들에 의해 표현된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은 카르멘을 연기한 라우라 델 솔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실제 프로 댄서라는 것이다(하긴, 전문 댄서가 아니면 이 영화의 춤 장면을 소화해내기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무용 역시 자신의 감정을 온몸으로 표출해야 하는 것이니만큼 본질적으로 연기와 큰 차이점은 없겠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그들이 전문연기자가 아니라 댄서라는 것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카르멘]이라는 영화에 완벽히 녹아들어있다. 나름대로 의도한 부분인 것도 같은데 댄서들의 실제 이름은 극중에서 그대로 쓰이고 있으며(크리스티나, 안토니오, 후안 등) 그들의 역할 역시 ‘카르멘’이라는 작품을 연습하는 댄서이기에 영화에의 몰입도가 한층 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일렬로 늘어서 박자를 맞추는 프로 댄서들의 힘찬 발구름과 절도있으면서도 한없이 유혹적인 섬세한 팔의 움직임은 그 어떤 음악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영화 속 그 누구보다도 넘칠 듯한 애증을 품은 안토니오의 춤은 보는 이를 압도하고도 남을 정도이다. 이 모든 것을 카메라에 완벽히 담아내고자 무진 애를 썼을(위처럼 다수가 출연하는 군무 장면의 경우라면 더더욱) 감독과 스태프들의 노고 또한 두고두고 이 영화를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실제 연기자들의 상황이 부분부분 영화 내용과 들어맞다는 점 또한 영화의 묘미이다. 카르멘을 연기한 라우라 델 솔은 바로 [카르멘]이 첫 데뷔작인데 주인공 카르멘이 선배 댄서인 크리스티나와 안토니오에게 질책을 받는 부분은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영화에 임하는 신예 라우라 델 솔의 긴장감이 함께 더해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극중에서 안토니오가 크리스티나에게 ‘당신의 춤은 정말로 훌륭하지만 내가 꿈꾸는 카르멘은 할 수 없다. 내게는 카르멘을 완벽히 소화해낼 수 있는 젊은 여자무용수가 필요하다. 그러니 카르멘을 잘 가르쳐달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크리스티나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데, 단순한 연기라고만 치부하기엔 그녀의 표정이 아주 인상적이다. 프로 무용수로서의 자존심과 주역에 대한 욕심은 영화 속 크리스티나나 현실의 크리스티나 호요스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정열적인 ‘카르멘’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주연 배우들을 찾아 헤매고 안무를 구상하는 안토니오의 열정과 욕심은 실제로 안무를 담당한 안토니오 가데스의 고민과도 들어맞는다. 과연 이것이 감독이 의도한 연출인지 아닌지는 의문이지만, 실제 출연자들의 입장과 극중 인물들의 입장이 상호 보완되어 비제의 <카르멘>와 영화 [카르멘]이 한데 얽히는 이중구조를 더욱 곱씹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 것만은 틀림없다.

[카르멘]의 음악은 대부분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사용하고 있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오페라를 파코 데 루치아가 편곡한 기타로 대체된다. 플라멩코를 받쳐주려면 빠르고 강렬한 리듬의 음악이 필요한데 오페라는 이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 영화 초반 오페라를 계속 반복해서 들으며 안무를 구상하는 안토니오를 바라보던 파코는 ‘오페라 음악은 춤에 맞지 않다.’며 친구를 위해 플라멩코에 어울리는 곡을 즉석에서 기타로 편곡하여 들려준다. 파코가 들려주는 음악을 들은 안토니오는 바로 수석무용수인 크리스티나를 불러 함께 플라멩코를 춰보고 만족감을 표시한다. 원작 작품의 배경이 스페인인 이상 스페인의 춤과 음악이야말로 『카르멘』이라는 작품을 완벽히 살릴 수 있다는 감독과 제작진의 자부심이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 스페인 사람의, 스페인 사람에 의한, 스페인 사람을 위한 작품을 낳고자 들인 공이 과연 어느 정도였을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영화 내도록 끊이지 않는 힘찬 발구름 소리, 언뜻 들으면 쾌활한 것 같지만 구슬픔이 흠뻑 묻어나는 노래, 무대 위의 플라멩코를 보며 함께 손으로 박자를 맞추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호응과 환호, 열정적인 기타 연주…. 흔히들 ‘플라멩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것이 바로 영화 [카르멘]에 담겨있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히 플라멩코가 지닌 힘에만 기대지 않는다. 소설에서 오페라로, 뮤지컬로, 무용으로, 그리고 영화에 이르기까지, 『카르멘』이라는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재해석되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카르멘』을 보며 열광해 왔다. 수많은 재해석 중 하나인 카를로스 사우라의 [카르멘]은 원작의 힘에 굴복하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그 이상의 매력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고 만다. 원작의 갈등을 그대로 현실로 옮겨 재현하면서도 그 내용을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관객들의 뇌리 속에 심어놓는 세심함을 잃지 않는 영화.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차후 ‘카르멘’이라는 낱말을 들었을 때 비제의 <카르멘>이 아니라 카를로스 사우라와 안토니오 가데스의 [카르멘]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오로지 춤에만 모든 열정을 쏟았던 안토니오의 눈과 귀와 머리와 마음을 순식간에 자신을 향하게 만들어버린 카르멘의 저항할 수 없는 매력. 영화 [카르멘]의 매력은 바로 메리메의, 비제의, 그리고 카를로스 사우라의 카르멘이 지닌 마법과도 같은 매력이 한데 어우러진 것이다.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당장 나부터, 안토니오가 그러했듯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을.


꼬리1>안토니오 가데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플라멩코 댄서로 1978년 스페인 국립발레단 초대 예술감독을 역임했습니다. 2004년 7월 20일,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ㅠ_ㅜ
꼬리2>안토니오 가데스, 크리스티나 호요스, Juan Antonio Jiménezs는 사우라 감독의 ‘댄스 3부작’에 모두 출연한 바 있으며, 라우라 델 솔 역시 [마법사를 사랑하라]에 출연했습니다.
꼬리3>파코 데 루치아는 스페인의 유명한 기타리스트입니다(스페인 음악계에서는 전설적인 존재). 칙 코리아와도 오랫동안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 사람 음반도, DVD도 다 나와 있는데 아직 못 샀습니다. 어디서 눈먼 돈 백만원만 좀 떨어져 줘!!! ㅠ_ㅜ)


2005. 12. 11.


안토니오 가데스

2005/12/11 21:30 | 관련글(트랙백) 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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