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쯤, 기린이가 출근하시는 친정 아부지를 보며 손을 살짝 들어 흔들었다. 아니, 이것은 빠이빠이? 이 녀석이 드디어 빠이빠이를 하는 것인가!! 아침 댓바람부터 가족들은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고 친정 아부지는 입이 귀에 걸리셔설랑은 현관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계속 빠이빠이를 하다가 사라지셨다. 나도 나도 빠이빠이해야지! 동생과 나는 그렇게 벼르며 우리 차례를 기다렸으나 내가 출근할 무렵에 기린이는 맘마를 먹고 있었고 동생이 출근할 때에는 자고 있었다고 한다. OTL
그날 오후, 퇴근하고 돌아온 친정 아부지가 친구분과의 약속 때문에 다시 현관으로 나가시자 잽싸게 기어간 기린이가 또 다시 빠이빠이를 했다고 한다. 그래, 역시 아침의 그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게야! 기쁨에 가득 찬 친정 아부지는 친구분한테 자랑을 한가득 늘어놓으며 매일 외손녀와 빠이빠이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 설레어 하셨더랬다.
…그 후로 열흘간, 기린이는 빠이빠이를 안 하고 있다-_-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가 아무리 열심히 손을 흔들어도 배시시 웃기만 할 뿐. 외할아버지를 뻥쟁이로 만들어놓고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포복자세로 온 집안을 활보하는 데 이어 이제는 틈만 나면 가구를 잡고 일어서는 기린이. 바야흐로 이것이 책에 나오던 ‘가구의 시대’인가! 9개월 현재 72㎝, 9㎏로 순조롭게 커가며 이젠 할머니 화장대 서랍을 열어보려고 호시탐탐 노리는가 하면 거실 서랍장을 죄다 열고 책장에 있는 책들을 몽땅 꺼내 바닥에 집어던지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뭐, 건강한 게 제일이지만, 점점 딸램의 왕성한 활동력을 따라가기에 친정 부모님의 체력이 달린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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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13)
1. 아부지는 요 몇 년간 원로교사 대열에 들어선 덕분에 수능 감독을 들어가지 않으셨더랬다. 그래서 여유롭게 엄마랑 같이 근교에 단풍도 보러 가곤 하셨는데 올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감독인원이 모자라 수능 감독하러 가셔야 했다는. 나 : 혹시 애보기 힘들어서 감독하러 가겠다고 하신 거 아녀요? 아부지 : (핫, 하고 들킨 듯한 표정) 아이구 기저귀가 괜찮나 모르겠네~ (안방으로 휘적휘적 사라지심) 나 : (그런 거였나;;)
2. 기린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다가, 곤충 그림을 보고 smk군 : 기린아, 벌레가 나왔네! 아빠 어릴 때 하동에서 살 땐 벌레가 참 많았어요. 하늘소 붙잡아서 싸움도 시키고 그랬어요. 하늘소가 천연기념물이란 건 나중에 알았어요. -_- (하늘소 뿐만 아니라 개구리 뒷다리 잡고 패대기도 쳤다던데;)
3. 주말 저녁에 깐풍기를 해먹고 폐식용유 처리에 대해 얘기하던 중 smk군 : 그냥 바로 버리면 안 돼? 나 : 기린아, 아빠가 지구한테 못된 짓 하려고 해요!! -_-
3-1. 역시나 튀김요리를 하신 엄마, 폐식용유를 배수구에 바로 버리겠다고 하심 나 : 그걸 그냥 버리면 어떡해; 엄마 : (친정 엄마한테로 쏜살같이 기어가는 기린이를 가리키며) 내가 지금 환경까지 걱정해줄 여유가 어딨냐!! (그건 그렇지만;;;)
4. 기린이를 안고 어르며 시아버님이 하신 말씀 시아버님 : 아이구 우리 공주~ 어쩜 이리 인물이 좋을꼬~ 우리 공주가 갖고 싶다는 건 할아버지가 다 사줄게~ >_< smk군 : 기린아, YF 소나타 갖고 싶다고 해!
5. 시아버님의 지갑을 갖고 놀던 기린이가 천원 지폐에 관심을 보였다. 시아버님 : 우리 공주가 천원이 좋은가 보네~ 할아버지가 세뱃돈은 천원으로 해줄게~ smk군 : 안 돼!! 아빠는 만원부터가 아니면 인정할 수 없어! (다행히 그 다음날에는 오만원 지폐만 갖고 놀았다)
몇달 동안 뼈빠지게 노력해가며 저녁 8~9시 꿈나라 티켓을 끊어주는 데 성공했건만, 언젠가부터 엄마가 옆에 없으면 바라락 깨서는 구슬피 칭얼대다가 그냥 깨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밤 11시 넘게까지 가열차게 놀다 자고 있음. 아가씨는 밤 10시 이전에 자야 피부도 고와지고 성장호르몬도 잘 나와서 키도 크고 여러모로 좋다고 smk군이 수 차례 타이르고 있지만 딸램은 은혜를 모르는 발길질로 아빠 배를 뻥뻥 걷어차며 노는 데 열중할 뿐; 게다가 낮잠 잘 때도 내가 옆에 누워있으면 비몽사몽간에 내 팔을 부여잡고 다시 잠을 청하지만 엄마가 없으면 15분만에 깨버린다. 잠든 후에 하도 굴러다녀서 큰맘 먹고 범퍼침대를 들였는데 한방에 있다 해도 바로 옆에 누워 있지 않으면 역시 엄마가 없다고 느껴서인지 결국 밤에 깨서 엄마를 찾더라. 결국 침대에 누워자다가도 딸램이 엄마를 찾아 칭얼거리면 다시 옆에 누워 새우잠을 청하고 기린이는 다시 나침반 돌기를 하면서 옆구리를 쑤셔댄다. 엄마 생각이 지극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만 기왕이면 엄마가 손 한번 잡아주면 그냥 코 잠들었으면 좋겠구나 딸램...
수유 및 이유식 오전 11시/저녁 7시에 이유식, 7시/11시/15시/19시 전후로 수유. 밤중수유는 매번 다르다. 한번도 깨지 않고 죽 잘 때도 있고 새벽 3~5시 사이에 깨면 일단 좀 기다렸다가 계속 칭얼대면 젖을 물리는 편(아무리 봐도 배고파서 깨는 건 아니고 그저 엄마=젖을 찾는 거 같은데-_-). 이유식은 잘 먹기는 하는데 매번 숟가락을 잡아채고 밥그릇을 노리며 헤작질을 하려는 통에 다 먹이고 나면 얼굴이며 손이며 주변이 온통 엉망진창이다. 식탁의자에 앉히면 조금 나아질까 해서 부스터를 주문했는데 이게 웬걸, 부스터가 앞뒤로 넘어질 정도로 온몸을 뒤채며 파닥거리다가 부스터랑 같이 바닥에 나뒹굴 판이라 결국 방구석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다. 억지로 숟가락을 뺏으려하지 않고 그냥 쥐어줬다가 잠시 손이 느슨해지면 잽싸게 떠먹이는 식인데 이유식 한번 먹일 때마다 엄마는 녹초가 될 정도로 진땀을 흘리셔서 나 복직하고 나면 혼자서 어떻게 감당하실지 걱정이다; 특별히 양을 정하지 않고 그냥 기린이가 먹고 싶은대로 먹이고 있는데 충분한 양인지도 잘 모르겠고... 쇠고기는 매일 먹이고 있으니까 별 문제는 없겠지;
기타 드디어 배밀이 시작. 한번도 본 적 없는 물건이 눈앞에 있다 싶으면 득달같이 잡아챈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물티슈 봉지. 뒤집기에 열중하는 건 여전해서 기저귀 한번 갈기도 버거울 정도로 쉴 새없이 뒤집는 바람에 똥기저귀 갈 때마다 여간 난처한 게 아니다. 결국 물티슈 봉지 쥐어줘서 기린이가 바스락거리며 봉지 만지작거리는 사이에 재빨리 기저귀 가는 꼼수를 쓰고 있는데 과연 언제까지 이 방법이 통할 것인가; 이젠 좀 컸다고 꾀가 늘어서는 울고 싶지 않은데도 목을 긁어대는 쇳소리를 내며 투정을 부리는가 하면 smk군이나 친정엄마가 아기띠를 할 채비를 하고 있으면 기쁨의 발구르기로 화답한다. 게다가 힘도 부쩍 세져서 친정 시댁 할 것 없이 모든 식구들이 기린이한테 머리채를 잡히고 볼을 꼬집히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요즘 딸램을 보며 나와 엄마가 공감하는 것은 '체력만이 살 길이다'랄까(끌끌). 그래도 건강한 게 최고다 기린아. 엄마도 이제 곧 예삐 옷 살 돈벌러 나가니까(흑흑)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많이 힘들게 하지 말고 잘 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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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 (12)
1. 신세계 센텀가서 지하에 주차를 하고 smk군 : 기린아, 우리 차는 F열에 있어. 잘 기억해놔~ 나 : 아빠, F가 뭐예요, 하고 기린이가 묻는데? smk군 : 나중에 대학가서 공부 잘 하는 애들만 받는 게 F예요! (당당)
2. 먹성 좋은 딸램. 이유식에 고기가 안 들어가면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팍팍 낸다. 나 : 잘 먹는 건 정말 좋은데, 나중에 뚱순이가 되면 어쩌지? smk군 : 그러게. 우리 집안 유전자라면 그럴 확률이 상당히 많은데; 나 : 그건 안 돼!! ㅠ_ㅜ smk군 : 나중에 기린이가 뚱순이 되면 난 미친듯이 운동해서 살 뺄 거야. 그러고는 이래야지. '모르겠다, 엄마랑 아빠랑 다 날씬한데 너는 왜 살이 찔까? 이상하네...' 나 : 그러지 말고 미리 좀 빼!!!
3. 대부분의 아가들이 그렇지만 기린이도 목욕할 때 보면 미모가 120% 업그레이드 된다(엄마랑 아부지는 '수중미인'이라고 부름-_-). 목욕 후 욕조랑 대야 등등을 정리하고 나오니 뽀송뽀송한 딸램을 안고 어르며 친정아부지가 이렇게 외쳐대고 계셨다. 아부지 : 우유빛깔 신은서! 우유빛깔 신은서! (...아놔 아부지;; OTL)
smk군이 고질적인 손떨림을 (그나마) 극복한 사진;
4. 기린이 백일 때 동생이 선물로 사준 책 중에 [고마워]라는 보드북이 있다. 손 모양을 펼치는 플랩북인데, 기린이가 물고 빨고 하는 것도 모자라 다 잡아뜯어서 결국 손 모양 하나가 다 떨어졌다. 엄마 : 이게 뭐냐!! 책 제목을 [미안해]로 바꿔라 이것아!! 손 잡아뜯어서 미안해~ ([놀이터는 신나요]의 토끼 두 마리는 결국 기린이 손에 운명을 달리해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5. 퇴근한 smk군이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 동안 기린이를 들쳐업고 있는 와중에, 방긋 웃는 기린이를 보면서. smk군 : 아우 우리 딸 너무 귀여워~ 어쩜 이리 귀여울까~ 예쁜 아기 콘테스트 나가면 입상이 아니라 대상을 탈 거야!! +_+ (아 그러셔;)
6. 아부지는 퇴근 후 항상 마른 멸치랑 고추장을 안주삼아 맥주 한 병을 드신다. 엄마 : 맨날 그놈의 맥주-_- 손녀가 좋소, 맥주가 좋소? -_-+++ 아부지 : (농담 아니고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 후) 맥주상 옆에 있는 손녀가 좋다! (기린아, 맥주랑 비교 당했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렴. 외할아버지한테 있어서는 아마 최고의 애정표현이 아닐까 싶다;)
7. 기린이한테 '곰 세 마리'를 불러주던 엄마 엄마 : 야, 이거 딱 느그 집 주제가다!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아기곰은 너무 귀여워~' 딱이네 딱!! (듣고보니 수긍이 감;)
지난 6월 20일, 백일사진을 찍으러 갔더랬다. 처음엔 엄마 아빠랑 같이 가족사진을 찍을 거라고 모처럼 smk군하고 스누피 커플티까지 맞춰 입고 갔는데 막상 가서 보니 아기 한명 찍는 것만도 보통 일이 아닌데다 새삼 카메라 앞에서 썩소를 지으려니 물밀 듯 밀려오는 귀차니즘이란…. 조심스레 smk군한테 엄마 아빠랑 찍는 건 그냥 넘어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려고 보니 마치 2년 전 우리 웨딩촬영할 때의 피로한 모습이 보이는 건 어찌된 일이련가. 그리고 오가는 무언의 눈길…. 우리 부부가 그렇지 뭐 별 수 있남-_-; 중간에 잠투정 좀 하고 맘마도 먹고 30분 정도 자고 하면서 그럭저럭 촬영을 마쳤다. 기린이는 집에 오는 10분 남짓한 시간 내도록 칭얼대더니 상당히 피곤했는지 방에 눕히자마자 곯아떨어져서는 평소 땐 3, 40분만 자고 바라락 깨던 녀석이 무려 두 시간 반 동안 내리 자는 기염을 토했다. 코까지 가볍게 골며 자는 걸 보니 괜히 사진 찍는답시고 애한테 못할 짓 한 거 같아 미안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게 다 네가 첫째로 태어난 복인 것이야! 네 동생은 그냥 집에서 의자에 이불 뒤집어씌워놓고 디카로 몇 방 찍고 넘어갈 것이다….
수면 7시 반~8시 사이에 잠들던 녀석이 이젠 드디어 밤 9시를 넘겨 자기 시작했다. 현재까지의 패턴은 아침 6~7시에 일어난 이후 총 4번의 낮잠을 자고 밤잠을 자는데 낮잠 사이 간격은 보통 두 시간. 길게는 세 시간 반까지도 벌어지고 어제 저녁에는 마지막 낮잠을 잔 이후로 네 시간 동안 안 자고 파닥거리다 잠들었다. 그래도 밤에는 잘 자는 편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무릇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법이고, 밤에 잘 잔다는 건 ‘작은 것’이 아닌 아주 중요한 것이다-_- 낮잠을 30분씩만 자고 바락바락 일어나는 건 여전히 슬프지만; ㅠ_ㅜ 더 이상 욕심내지 않으마, 딸램. 그저 밤 9시에는 폭 잠들어주렴.
수유 그렇게 열심히, 많이 먹지는 않는 것 같은데 어느새 간격은 네 시간 정도까지 벌어졌다. 7시, 11시, 15시, 19시 정도. 물론 30분 정도씩 들고나는 건 있지만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밤 10시~11시 사이에 잠든 채로 손가락을 빨려고 하면 잽싸게 젖을 물려 10분 정도 먹이면 다음날 아침까지 안 깨고 푹 자는 경우가 제법 잦다. 4개월 예방접종하러 가서 재어보니 몸무게는 7.5㎏, 키는 64.5㎝. 젖만 먹고도 이리 튼튼하게 잘 크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기특할 뿐이다. >_< 보람찬 하루하루~
기타 엄지손가락을 지나치게 열심히 빤다. 정말 이대로 둬도 되는 것인가!! -_- 그리고 뒤집기 시작한 후로는 옹알이도 거의 안 하고 있다. 뒤집기 열심인 아가들이 한동안 옹알이를 안 하는 경우가 있다던데 좀 아쉽다. 옹알이 할 때가 진짜 재밌었는데ㅠ_ㅜ 눈 마주치면 여전히 잘 웃고 한번씩 비행기 태워주면 까르륵 숨넘어가게 웃는데 이제 4개월 된 아가를 비행기 태워줘도 되는 건지 조금 불안;해서 이제는 한동안 안 태워줄란다. 요즘은 그냥 얼굴 마주보고 노는 것보다 이젠 엄마가 온몸을 다 써서 율동을 하면 아주 열렬한 반응을 보인다. 어제는 산울림의 ‘산할아버지’를 근 20분 동안 부르며 온갖 쇼를 다했더랬다. 누가 봤으면 정말 가관이었을 것이다-_-(smk군 앞에서도 그렇게 못할 것 같다;) 그렇게 격렬하게 놀아줬더니만 흥분이 채 가라앉지가 않았는지 결국 네 시간 넘게 안 자고 버티다가 9시 좀 넘어서 기절하듯 잠들었다. 저녁나절에 격하게 놀아주는 건 고려를 좀 해야겠다;
이런 부모라 미안해 (11)
1. 기린이가 하도 손가락을 열심히 빠니까 친정엄마는 살짝 걱정을 하신다. 엄마 : 이렇게 빨다가 손가락 아야 하면 어쩔라고 그러냐. 아이구 빨갛게 부은 것 봐라. 우짜꼬; (그러나 그로부터 5분 후에 기린이가 잠투정을 시작하자) 엄마 : 니 손가락 빨면서 잘 자드만, 왜 또 잠투정이고! 아나,* 니 손가락 여기 있다! (기린이 입에 엄지손가락을 먼저 물려준다;) *아나 : ‘자, 여기 있다.’는 뜻의 사투리.
2. 딸사랑 바보아빠 모드 풀가동 중인 smk군 smk군 : 우리 기린이 누구 딸? 아빠 딸~ >_< 오늘도 너무 귀엽구나!! (뽀뽀) 우리 기린이 누가 만들었길래 이렇게 귀엽나요? 그래요, 아빠가 만들었어요!! 우후후~ (뽀뽀) 나 : 누가 들으면 혼자 만든 줄 알겠네-_- 엄마는 한 거 없나요? smk군 : 엄마는 낳아줬어요(먼산). 그것만 했어요(룰루).
3. 기린이는 한번 본격적으로 잠투정을 시작하면 그야말로 수습불가, 온 집안이 떠나가라 바락바락 울어댄다. 소리는 또 어찌나 쨍알쨍알 찢어질 듯 톤이 높은지;;
이렇게 울어대는 걸 어떻게 수습하냐고;
나 : 당신 딸내미 왜 그렇게 잠투정 진상이야? -_-; smk군 : (살짝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기린아, 아빠가 외모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성격은 미처 신경을 못 써서 그만 성격은 엄마를 닮고 말았구나. 흑흑ㅠ_ㅜ 기린이 동생 때는 아빠가 성격까지 신경을 써서 만들게요~
4. 뒤집기 시작한 후로 조금씩 밤잠 시간이 늦어지더니 결국 9시가 넘어야 잠이 드는 딸램. 모처럼의 토요일 밤 DVD나 땡길까 하고 딸램이 잠이 들기만 기다리는데 9시 반이 넘도록 눈이 메롱메롱하다. smk군 : 기린아, 빨리 코~하고 자. 아빠랑 엄마랑 오붓하게 영화 좀 보자. 응? 나 : 우리 엄만데 왜요? 하는 표정인데? smk군 : …아빠 아내예요! -_-+ 넌 나중에 네 남편 데리고 놀아!
//팔불출 애엄마는 이참에 딸램 자랑 좀 살짝 하겠심다. >_<
요렇게 최종 세 장 선택했음. 어른들은 마지막 샛노랑 옷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셨다. 아가들은 역시 알록달록 원색이 잘 받는 듯?
1. 아무래도 나는 통증에는 좀 둔한 게 맞는 것 같다. 진통 때도 그랬지만 분명 아프기는 아프고 심할 때는 정말 허리도 못 펼 것 같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또 그렇게 못 참을 정도는 아니고... (어무이 왈 : '이 미련한 것아!!!') 그런데 바꿔 말하면 '내가 아플 정도'면 진짜 심하게 아픈 거라는 거지. -_-; 대상포진 통증이 진통과 비교될 정도라는데 약을 먹어서 그런가 한결 편해지긴 했다. 대신 딸램이 계속 눈에 밟혀서ㅠ_ㅜ 이 와중에 엄마는 어제 챙겨드렸던 앙뽀 젖병(실리콘 재질) 도저히 못 써먹겠다고 다른 젖병 사오라고 버럭하신 후 냅다 전화를 끊으셨다; 닥터브라운 젖병을 사갖고 갈까 했는데 세척이 힘들어서 또 쓰기 어려워하실 것 같다. 마트 젖병 진열대 앞에서 한동안 고민 좀 할 듯. 그나저나 어버이날에 이 무슨 민폐냐... 시집가서도 늘 부모님한테 매달리기만 하니 원. -_-
2. 오늘 병원가서 '아기 만지지 않고 얼굴만 보고 오면 안 될까요?' 하니까 '고런 아이디어 자꾸 내지 말고 집에서 푹 쉬기나 하세요'라고 야단맞았다. OTL 엄마는 애랑 떨어져있으면 그것대로 또 신경을 써서 안 좋을 것 같으니 일단 집에 데려와서 엄마가 함께 있어주면 안 되겠냐고 하시고, 의사는 또 딱지 앉을 때까지는 절대 안 된다고 하고, 모유수유의사회 상담내역 뒤져보면 상처 부위만 잘 가리고 주의하면 데리고 있어도 된다고 하고... 결국 판단은 내가 내려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3. 록소드펜정, 한미알마게이트정, 바이버크림, 발트렉스정 500mg 의사는 약 다 먹고 최소 2~3일, 안전하게는 일주일 있다 직수하라고 하고, 약국에서도 2, 3일을 얘기. 단골 소아과원장님은 4월까지 근 30년 동안 하던 병원 문을 닫고 떠나셔서 가볼 수도 없고; 급한 김에 부산에 모유수유전문가가 있는 소아과에 문의를 했더니만 처방전만 들고 가서 물어볼 거라고 몇 차례 얘길 해도 '모유수유 상담이시네요. 무조건 아기랑 같이 와야 합니다'라는 말만 수 차례 반복하길래 그냥 전화를 끊고 말았다. 푹 쉬라는데 세 시간마다 혹사당하는 내 손목... 결국 부랴부랴 유축기 주문하고 또 다시 낑낑대며 한참동안 젖을 짰다.
사실 치료할 동안 젖 끊으라고 하는 말에 잔뜩 실망해서 돌아와서는 smk군한테 바로 문자를 보냈다. '올 때 맥주 사오삼' OTL 대상포진 원인에 극심한 피로랑 스트레스도 들어간다니까 어차피 애한테 젖도 못 먹이는 거 맥주 한잔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그렇게나 기다렸던 맥주 한잔이건만 역시 마음은 편치 않더라. 후...
4. 루마밍(http://www.ru-moming.com)에 올라오는 글들을 요즘 하나씩 읽고 있다가 객원 필자 모집 안내 글을 읽고 나도 한번 신청해볼까 아주 잠시 생각하다가 관뒀다. 게으름 때문에 하라고 멍석깔면 절대 못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밀린 업뎃도 안 하고 이제 2개월 조금 넘게 키워놓고(그것도 2주는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어무이가 그 나머지 반을 키웠지;) 무슨 육아 관련 글을-_-; 그나저나 업뎃하려고 틈틈이 메모해뒀던 수첩을 어디 뒀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때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하고 근거없는 자신감이긴 했지만) '정 안 되면 나는 글로 먹고 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대체 뭘 믿고????). 사실 내가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일 중에서 그나마 가장 잘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름대로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글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올곧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조금씩 커져만 간다(아마 예전에 빨간그림자 님이 언급하신 '부담스러워한다는 느낌'이 아마 여기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나의 글은, -그것이 감상이든 생활하면서 느낀 단상이든 간에- 읽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할 만큼인가? 모든 글은, 일단 그것이 나 이외의 사람에게 보여질 때에는 더 이상 '나만을' 위한 것이라고 하기 힘들지 않은가.
그러니까 요지는... 감상글 업뎃을 한참동안 안 해서 찜찜하긴 한데 또 쓰자니 쉽게 글발이 안 오른다는 거다; 크흑;;
5. 문득 [현복이의 일기]를 썼던 신현복 씨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렇게나 소박하고 담담하게 속내를 써내려갔던 그 사람은 지금도 그런 글을 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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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다녀간 P양이 찍은 사진. 뽀샤시 효과를 만빵으로 넣어줬다. 사실 우리 딸램 트림시킬 때 눈도 훨씬 동그래지고 무지 귀여운데...(팔불출 모드)
이런 부모라 미안해 (10)
1. 날이 조금씩 더워져서 그런가 속싸개로 싸놨더니 기린이 얼굴에 다시 도도도 빨간 것들이 올라왔다가 가라앉았다. 때마침 기린이를 잠시 보러오신 아부지. 아부지 : 거의 다 들어갔네? 나 : 시원하게 해주니까 좀 나아졌어요. 아부지 : (기린이 뺨을 쓸어보며) 그런데 아직 질감은 좀 안 좋다. 나 : ...;; (질감이라...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손녀딸 볼때기를 매만지며 '질감'이라...;; OTL)
2. 신생아 때는 매일 목욕시켰지만 그 이후로는 일주일에 두 세번, 목욕을 안 하는 날은 엉덩이만 씻기고 세수+머리만 감기거나 가제손수건으로 닦아주는 정도다(한 팔로 안기에는 이젠 좀 버겁다;). 그런데 요 녀석, 머리 안 감긴지 이틀이 지나면 꼬소하면서도 어딘가 꼬리한 머리 냄새가 솔솔 올라오는데 이것이... 엄마 : ...당신 머리 냄새랑 똑같다. 하루 안 감고 그 다음날 머리 떡질 때랑 완전 똑같은데-_- 아부지 : 뭐라 하노! 아 머리 냄새가 나면 얼마나 난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기린이 머리에 코를 박고 킁킁댄 후) ...똑같네;; 우리 온 김에 목욕시키자; (의외의 곳에서 발견한 유전자의 힘;)
3. 나 : 아... 밥하기 귀찮아; 청소도 귀찮아; 집안일 해주는 요정이 있음 좋겠어! ㅠ_ㅜ smk군 : 기린이가 요정이 되어줄 거예요. 그치 기린아? 나 : ...벌써부터 애한테 집안일 시킬 생각해? smk군 : (들은 척 만 척) 요정으로 자라렴 기린아~(룰루) (...소띠 요정인가;)
4. 대상포진 진단받은 날 양껏 우울해하는 나에게 smk군 : 이왕 이렇게 된 거 아가씨 엉덩이를 좀 사랑해줘. 좀 누워있고 좌욕도 충분히 하고. 그동안 고생 많이 했잖아. 나 : 딸내미 생각하니까 좌욕할 기분이 안 나. ㅠ_ㅜ smk군 : 아가씨 엉덩이가 너무 지친 나머지 몸속 수두 바이러스랑 모종의 협약을 맺었는지도 몰라. 이젠 도저히 못 해먹겠다, 좀 쉬어야겠으니 협조해! 뭐 이런 식으로... 나 : 아니 이런 발칙한 놈들을 보았나!!! -_-+++
5. 나 : 저기 혹시, 진주 다녀와서 내가 웃옷 벗은 채로 애 안고 있었던 적 없어? (기린이가 한번씩 와락 올려서 옷 갈아입는 사이에 수유티를 벗은 채로 곧잘 애를 안을 때가 있다;) smk군 : 없어. (아주 명확하고 단호하게) 나 :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냐? ; smk군 : 그런 좋은 구경을 내가 놓칠 리가 없잖아?
수면 3, 4주 전까지만 해도 제발 12시 전에만 자다우, 했는데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저녁 7, 8시면 졸려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잔다'가 아님에 주의-_-). 잠도 한 7시 반~8시 반 정도에 자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잠든 지 10분~30분 정도 지나면 울면서 깨버린다. 이건 낮잠 잘 때도 마찬가지. 그래서 낮잠은 길게 자봐야 4, 50분이고 밤에는 저렇게 울다 자다를 한 3, 4번 반복한 후 밤 9시, 10시 경에야 완전히 잠이 든다. 베이비위스퍼 사이트에 올라온 칼럼 등을 참조하면 얕은잠-깊은잠 전이가 원활하지 않아서 깨는 것 같기도 하고, 소아과 원장님은 아기가 좀 예민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는데(그러면서 하시는 말씀-'그렇게 예민하게는 안 보이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밤중에는 4시간 정도씩 자다가 배고파서 한 두번 깨는 정도. 그리고 새벽 2, 3시경부터는 용을 쓰기 시작한다; 자면서 끙끙대는데 웃기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졸려서 눈도 못 뜨면서 용은 용대로 쓰는 게 어찌나 보기 힘든지 궁여지책으로 꼬옥 안아주니까 신기하게도 폭 잠이 들더라. 그래서 새벽마다 안아주다가 허리가 쑤셔서 속싸개로 똘똘 싼 후에 누워서 안아주고 있다. 이렇게 아침 6, 7시경까지 자고 일어날 때도 있고 6, 7시에 맘마를 먹고 다시 오전 10시 정도까지 곯아떨어질 때도 있음. 대신 낮잠은 하루에 세 번 정도, 한 시간씩 자면 아주 잘 자는 셈(그러나 이런 날은 거의 없다는 거). 자다가 저렇게 우는 이유를 좀 알면 좋겠는데... 기껏 재웠는데 10분만에 울면서 깨어나 눈이 메롱메롱해지면 정말 허탈하단 말이다. -_-; 그래도 일주일에 한 두번은 혼자 등 대고 자기도 하는 걸 봐서 일단 '혼자 자는 법'은 알고는 있는 것 같다. 그게 어디냐!! 그래도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저녁 7시 반에 재울테다 딸램...
수유 모유의 단점이라 하면 아기가 먹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힘들다는 것인데 기린이 경우에도 마찬가지. 보통 15분~20분은 물리라고 하는데 기린이는 10분 이상은 잘 먹지 않는다. 그래도 쉬랑 응아하는 걸 보면 먹는 양은 충분한 것 같고 몸무게도 잘 늘고 있다. 젖이 지나치게 불 때 틈틈이 짜서 얼려뒀다가 휴일에 smk군이 한번씩 먹이고 있는데 140ml를 10분도 안 되어 다 먹는다고 한다. 젖병이 엄마 젖보다 맘마가 더 잘 나올 테니까 분유먹는 아가들도 그렇게 먹지 않을까 싶긴 한데 변수라고 한다면 내 경우엔 (특히 왼쪽이) 사출이 심해서 한번에 네 다섯 줄기까지 팍 나올 때도 있다는 거-_- 그래서 왼쪽 맘마를 먹을 때는 사레가 자주 들려서 좀 힘들어 한다. 처음 사레들렸을 때는 '이게 뭥미?'라는 듯한 표정으로 어리둥절해하더니만 지금은 사레가 들리면 '또 이런다'라는 듯이 한숨을 쉬며 만사 귀찮다는 표정을 짓는 딸램; OTL 빠는 힘도 더 좋아져서 이젠 5분을 먹어도 전보다 더 많이 먹는 것인지 엊저녁에는 자기 전에 충분히 먹인다고 한 15분 물리고 재웠는데 역시 도중에 깨서 이래저래 달래고 다시 젖을 물리려는 찰나 와락 다 토했다; 많이 먹긴 먹었드만-_- 지난 주부터 2, 3일에 한번 꼴로 와락 토하는 일이 잦아졌는데 토하고 나서 배시시 웃고 까불거리는 걸 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은 과식밖에 없는 것 같다. OTL 그렇게 다 올리고 나서는 속이 허전해졌는지 또 다시 맘마를 강력하게 요구하더니 아까 토할 때의 기세 그 이상으로 쭉쭉 맘마를 들이키더라. 토하지만 않고 밤잠 잘 때 초반에 깨는 것만 없으면 밤중에도 한번 정도만 먹이면 될 거 같은데 이게 생각처럼 잘 안 된다...;; (오늘도 아침 댓바람부터 다 토했다!! 내 엉덩이 돌리도!! OTL)
기타 옹알이 비슷하게 한 지는 한 2주 정도 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자기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빠는지 가만 보고 있으면 쪽쪽 소리도 신나게 잘도 빤다; 트림시킬 때 일부러 뒷목을 받치지 않아도 조금씩 목도 가누는 편. 응아도 여전히 몰아서 잘 싼다.
이런 부모라 미안해 (9)
1. 처음엔 아기가 태어났다는 사실에 크게 좋아하는 기색을 찾기 힘들던 smk군도 예쁜 아기 콘테스트 나가면 상탈 거라는 둥; 점점 딸사랑 바보아빠 대열에 한발짝씩 다가서고 있는 중이다. 조리원에서 모자동실할 때 젖먹이고 나서 둘이 함께 기린이를 보다가. smk군 : 기린이 너무 귀여워요! 아우 이 표정 좀 봐~ >_< 나 : 훗, 내가 낳았어요. smk군 : (그게 뭐 크게 대단하냐는 듯한 말투로) 훗, 내가 만들었어요. -_-v~ (...혼자 만들었냐;)
2. 퇴원 후 친정에 있을 때, 퇴근 후 맥주를 드시면서 기린이를 안고 계시던 아부지 아부지 : 응? 왜 그렇게 할애비를 한심하다는 듯 보고 있냐? 엄마 : 술 냄새 나니까 그렇지! 술 마실 때 애 안고 있지 마소. 아부지 : 뭔 소리고. 야야, 니하고 술은 숙명이다. 느그 친할아버지도 술 좋아하제, 느그 외할아버지도 술 좋아하제... 미리 술 냄새에 익숙해져야지. 후우~ (하며 입김을 분다) 엄마 : 으악!!!!!!! (뭔 숙명;씩이나...)
3. 맘마먹고 내 품에서 방싯거리는 기린이를 보면서 엄마 : 아이고~ 웃으면 영판 즈그 아빠네. 나 : 얼굴만 아빠 닮지 말고 성격도 아빠 닮아야 해? 그래야 세상 살기가 편해. 엄마 : ...알긴 아는구나?
4. 일요일 오후. smk군은 야구 중계를 보고 있고 기린이는 그 옆에서 한창 옹알이 중 나 : 기린아 왜? 아빠가 야구만 보고 기린이랑 안 놀아줘? smk군 : 아니에요 기린아. 아빠 기린이도 다 보고 있어요. 특히 롯데 수비 중일 때는 야구 안 봐요. 답답해서-_- (살짝 공감;)
5. 예전에 임신선이 왼쪽으로 살짝 치우쳐있다는 얘길 쓴 적이 있는데 우연인지 기린이는 주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자고 손가락도 왼손을 더 많이 빤다. 아부지 : 그래? 왼손잡이가 될라나? 나 : 글쎄요. 은근 좌파지향일지도. 근데 우리나라에 롤모델로 삼을만한 좌파가 있던가; 아부지 : 으음...-_-;; 엄마 : ...-_- (옆에서 나랑 아부지를 무지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고 계셨음;)
6. 5만원권 신권에 관한 뉴스를 보다가 smk군 : 좋아, 앞으로 세뱃돈은 무조건 5만원이다! 기린아, 세배하고 나서 5만원이 아니면 그냥 고개를 홱 돌려버려! 아빠가 미리미리 가르쳐 줄게~
기린이는 이제 골반께까지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아직 이슬이 비친다거나 하는 조짐은 전혀 없다. 5개월 말부터 7개월 지날 때까지 그렇게나 자주 있던 배뭉침도 전혀 없고…손발이 잘 붓고 아침나절 출근할 때 좀 힘들다는 걸 제외하면 컨디션도 좋은 편. 물론 쉬이 피곤해지긴 하지만 입덧할 때 힘들었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지금이 몸도 마음도 훨씬 편안하다. 원래는 월, 화 정도까지 출근하고 이제 쉬려고 했는데 그냥 견딜 만 하니 정말 진통 올 때까지 나갈까도 싶고, 아트걸 님 말씀대로 ‘인생의 마지막 휴식기’를 며칠이나마 즐기기 위해 계획대로 쉴까도 싶고. 아직은 고민 중이다. 다만 21일이 시아버님 정년퇴임일이라 기왕이면 그 전에 기린이가 나와줬음 하는데 나나 smk군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결국 기린이한테 달린 거니까; 예정일보다 늦든 빠르든 그저 건강히 태어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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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일 저녁에 용산 참사 관련해서 뉴스를 보다가(한숨만 나올 뿐이지만) smk군 : 기린아, 이런 세상에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요. 대신 아빠가 와우의 세계로 안내해줄게요. +_+ 멋진 삼촌들도 있을 거예요. 나 : 기린이 언제 태어나는지도 관심없는 삼촌들이 뭐가 멋져-_- (smk군이 말하길 그 ‘멋진 삼촌들’ 중 한명은 대항해시대에 빠져 있다고….)
2. 38주가 되고 기린이는 이제 초음파상으로 3.4㎏. 무사순산을 위한 주입식 교육 중. smk군 : 기린아, 이제 슬슬 나올 준비하면 돼요. 기린이 동생을 위해서 방 뺄 때 깨끗하게 잘 치워놓고 나와야 해요. ‘기린이 왔다갔음’ 이런 거 써놓고 하면 안 돼요, 알았지? 그리고 기왕이면 아빠는 기린이가 월요일에 나와줬음 해요. 뭐 기린이 맘이긴 하지만…일단은 월요일이에요. +_+ (smk군 회사에서는 출산휴가를 이틀 주는데 만약 토요일에 아기가 태어나면 결국 출산휴가를 하루도 못 찾아쓰게 되는 셈이라;) 그리고 기린이 나올 때는 규칙적으로 신호를 보내줘야 해요. 엄마가 좀 둔해서-_- 기린이가 규칙적으로 안 알려주면 엄마는 ‘아, 기린이가 기 모으고 있나보다~’하면서 그냥 누워만 있을 거예요. -_- (내가 그렇게 둔한가? 가진통 올 때 그래프 결과지 보고 좀 놀라긴 했지만;;)
3. 또 다시 smk군 배를 보다가 절로 한숨 나 : 기린아, 아빠가 위핏 사놓고는 계속 운동을 안 하고 있어. 왜 그럴까? smk군 : 기린아, 아빠는 지금 엄마한테 비상사태 발생할 때를 대비해서 체력을 비축하느라 잠시 쉬고 있는 거예요(먼산). 나 : -_- 119 부를 거라면서!!! -_-++
4. 어떤 아기이불을 살 것인가(그러니까 파란색이냐 분홍색이냐;)를 두고 한참을 고민하던 엄마가 결국 파란색 이불을 사셨다. 나 : 예쁘네~. 소 그림 귀엽다. +_+ 엄마 : 소띠 해라 그런가? 나 : 그럼 뱀띠 해에는 어떡하나? 뱀 그림이 있는건가? 엄마&smk군 : 순간 침묵; (그런데 정말 궁금해졌다; 뱀띠 해에는 정말 뱀을 귀엽게 그려넣을까? +_+;;)
5.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봐도 다들 8개월 때부터는 태동이 장난이 아니라는데 나는 아무리 곱씹어봐도 그렇게 과격한 태동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태동이 활발할수록 태아 뇌발달이 잘 이루어지는 거라고도 하던데…. 그러고 보니 이렇다할 태교를 한 것도 아니고, 딱히 좋다는 음식 찾아먹은 것도 아니고, 그저 나몰라라 지냈는데 싶어 이제야 조바심이 살짝 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ㅠ_ㅜ 나 : 아니, 그러니까 말이지. 딱히 태교란 걸 한 적이 없으니까 기린이한테 너무 미안하잖아. 게다가 다른 집 애들 얘기 들으면 태동이 그렇게 활발하다는데 기린이는 비교적 얌전했던 거 같아서…걱정이에요 흑흑. smk군 : 기린아, 엄마가 벌써부터 부모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어요. 다른 집 애들하고 비교를 하다니. -_- 그리고 태교를 왜 안 해!! 내가 맨날 얼마나 훌륭한 태교를 시켜줬는데. 나 : (급 당황) 무슨 태교? -_-a; smk군 : 기린이는 아빠 편이라고 맨날 가르쳐줬잖아! 기린아, 엄마가 아빠의 훌륭한 태교를 무시하고 있어요 흑흑. 나 : …아저씨도 딱히 바람직한 아빠라고는 하기 힘들 것 같은데-_-
6. 5의 대화에 이어서 계속 나 : 그…그건 그렇다 치고-_-; 그래도 사람 욕심이란 게 끝이 없는가봐. 처음엔 그저 건강하기면 된다, 그랬는데 이젠 건강하기도 하고 똘똘하기도 하고 그랬으면 싶단 말이지. smk군 : 건강하기만 하면 돼. 똘똘한 건 필요없어. -_- 나 : 똘똘하면 집안일 하나 가르쳐서 셋을 깨우칠 수도 있잖아. 그럼 좋은 거 아냐? smk군 : 아니지, 똘똘하면 반항을 하겠지. -_-
이제 37주. 설 연휴 동안 시댁에서 막달이라고 다들 챙겨주셔서 비교적 수월하게 보내다 왔더니만 그 덕분인지 기린이 몸무게는 초음파상으로 1주일새에 2.6㎏에서 3.1㎏로 늘어 있었다. 출산 전 산모 몸상태를 체크하는 막달검사도 무사 통과. 계속되던 자궁수축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고 첫 내진을 해본 결과 자궁문도 아직 닫혀 있어서 이 상태로 보면 예정일 다 돼서 낳거나 며칠 넘길 수도 있겠다며 앞으로는 하루에 한 시간씩은 꼭 걸으라는 말을 듣고 왔다. 골반 상태도 좋은 편이라고. 말로만 듣던 내진은…역시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고-_- 조금 아프기도 했지만 크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그치만 또 하라면 가급적 안 하고 싶은데 그건 또 힘들겠지; smk군은 미리 익숙해지면 아기 낳을 때 좀더 수월하지 않겠느냐는 예의 그 태평스러운 코멘트로 대수롭잖게 넘겼다.
33주 후반부터 36주까지는 기린이 태동이 더 활발해져서 한 30분 정도 간격으로 갖가지 웨이브를 선보였다(활발해진다 해도 퍽퍽 찬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움직임은 여전히 부드럽다). smk군은 일명 ‘쑥쑥놀이’라는 걸 생각해냈는데 이게 뭔고 하니 마사지할 때 기린이가 발(혹은 손?)을 쑥 내밀면 그 부분을 살짝 건드려주며 ‘기린아 이게 뭐예요?’ 하는 거다. 그럼 언제 올라왔던가 싶게 냉큼 내려갔다가 다시 다른 부분이 쑥, 그럼 또 그 부분에 손을 얹고 ‘기린아 이게 뭐예요?’ 요런 식으로 세네 번 반복. 뭐랄까 글로 써놓으니 참으로 따사롭고 정겨운 광경인 듯도 싶지만 실상은 두더지 놀이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그래도 기린이가 뱃속에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놀이이다 보니 나도 smk군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엄마가 아기 이불을 사주고 싶다며 혹시 봐놓은 게 있냐고 물으시기에 그냥 엄마 마음에 드는 거 사시라고 했더니 ‘아이보리 색이 있고, 하늘색 계열이 있고, 분홍색 계열이 있던데…’라며 이런저런 무늬며 장식을 설명해주셨다. 그냥 신경쓰지 말고 아무거나 엄마 보기에 예쁜 걸로 하시라고 말씀드렸더니만 잠깐 침묵이 흐른 후 단호하게 이어지는 엄마의 한 마디―‘분홍색은 싫다.’ OTL (끄흐흐흐흐;;;;) 예정일을 3주 남기고서도 성별 알려줄 생각 않는 의사와 역시 별로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 무심한 딸내미와 사위 성격을 익히 잘 아시는 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자 궁금해하고 있을 엄마 모습이 안 봐도 눈에 선해서 절로 웃음이 막;; 시댁서도 smk군 성격을 빤히 아시다보니 아예 그쪽으로는 입도 벙긋 안 하고 계시고…나름 다행이라면 다행인 상황이다.
이젠 진짜 기린이 옷가지 빨아서 좀 싸놓고(아직 안 빨았다;) 기저귀도 마지막으로 한번 더 삶고, 출산가방도 슬슬 싸보고, 집 청소도 좀 하고…. 새삼 생각해보니 열 달이란 시간은 짧은 듯 하면서도 참 길기도 하고 나름대로 스펙터클하기도 하고 그렇다.
앞으로 20일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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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3주~36주 사이에는 유독 배뭉침이 계속 잦았다. 어쩔 땐 제법 욱신할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한데 아직 주수가 꽉 안 찼으니 조금 염려되기도. 나 : 으아…또 뭉쳤어; smk군 : 기린이 왜 그래? 뭐 때문에 또 기를 모으고 있어? 기는 손오공이 모으는 거예요.
2. 병원서 가진통이 있으니 안정하라는 말을 듣고 와서 마사지할 때마다 smk군이 하는 말 smk군 : 기린아, 아무리 핸섬한 아빠가 빨리 보고 싶어도 그러면 안 돼요. 만약 기린이가 빨리 나오면 핸섬한 아빠 얼굴은 못 보고 이상한 플라스틱 상자 속에서 이상한 마스크 쓴 아저씨 아줌마만 보게 될 거고 이상한 주사까지 맞을지도 몰라요. ㅠ_ㅜ 그러니까 엄마 아빠가 자, 이제 나오세요~ 하면 3.4㎏로 뿅, 하고 엄마 고생 안 시키고 나와야 해요. 알았지? (여기서의 포인트가 ‘핸섬한 아빠’인지 ‘빨리 나오면 안 된다’인지 ‘3.4㎏’인지는 불분명하다. 듣고 있으면 아무래도 ‘핸섬한 아빠’ 쪽에 자꾸 힘을 주어 얘기한단 말이지….)
3. smk군 : 아빠는 소띠 기린이한테 무척 기대가 커요. 가르쳐줄 게 너무나 무궁무진해요. +_+ 나 : 뭘 제일 가르쳐주고 싶은데? smk군 : 화장실 청소!!! (그렇게 하기 싫었냐;;;) 나 : -_-;;; 만약 기린이가 여자애라도 화장실 청소 시킬 거야? smk군 : (잠시 망설이다가) 그럼 아빠가 수채구멍 머리카락 정도는 치워줄게. 나 : 그럼 남자애면? smk군 : (단호하게) 지가 다 해야지!!!
4. (시댁 갈 채비를 하는 중에) smk군 : 기린아, 설이에요. 진주 할아버지 집에 갈 거예요. 내년 설에는 기린이도 세배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세배는 무조건 귀엽게 해야 해요. 뒤로 콩, 하고 주저앉으면 돼요. 나 : 귀엽게? 예쁘게 하면 안 돼? smk군 : 예쁘게 하는 건 아무 소용 없어(단호). 무조건 귀엽게 해야 해. 그래야 만원 받을 걸 2만원 받는단 말이에요. 기린이가 만약 여자애면 예쁘게만 해도 되지만 남자애면 귀엽게 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어.
5. (그 소문 자자한 딸사랑 소니 핸디캠 광고를 보고 나서) 나 : 어떠셔. 딸내미가 확 땡기셔? smk군 : 딸내미는 원래 땡겼었고. 그치 기린아? 나 : 기린아, 그래도 엄마 아빠는 기린이가 딸인지 아들인지는 안 중요해요. 건강하게만 태어나주면 돼요. smk군 : 그래, 건강하게 태어나야 일을 시키지. 나 : -_-;; 너무해!! 기린이가 일하려고 태어나는 거야? smk군 : 일하려고 태어나는 게 아니라 일도 하는 거지. 그 둘은 엄연히 다른 거라니까.
6. 숨이 차서 계속 헥헥대고 있으면 나 : 계속 숨쉬기 힘들어. 너무 갑갑해. ㅠ_ㅜ smk군 : 기린아, 엄마가 또 혼자 산 타고 있어. 높이 2,000미터 산이래요.
1. (문제의 그 넘어진 날) smk군 : 기린아, 많이 놀랐지? 그래도 씩씩하게 잘 놀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기린이가 잘 몰랐을 텐데 원래 엄마는 기린이 뱃속에 넣기 전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넘어지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기린이 생기고부터는 한번도 안 넘어지다가 이번에 딱 한번 넘어진 거예요. 그러니까 기린이도 엄마 지금까지 많이 조심했던 거구나, 하고 이해해줘야 해요. 알았지? 나 : (다 맞는 말이라…할 말 없음)
2. (1월 1일 아침에) smk군 : 기린아, 2009년 새해예요! 복 많이 받아요. 기린이가 건강하게 태어나는 게 엄마 복이고 엄마가 고생 안 하고 건강하게 기린이 낳는 게 아빠 복이에요. 알겠지? (정초부터 애한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사실은 사실인걸;)
3. (2주가 지났는데 전혀 사라질 기미 없이 더욱 울긋불긋 화려해지는 다리의 멍 자국을 보며) 나 : 야, 이거 굉장하다. 앞으로 한 달은 더 갈 것 같네. smk군 : 그것보다 누가 볼까 더 무섭다; 사실대로 얘기할 수도 없고 이걸 어쩔 거야!! OTL
4. (TV를 보는데 마침 소가 나오길래) 나 : 기린이는 아마 소띠가 될 거예요. 소는 정말 훌륭한 동물이에요!! 착하고, 순하고, 눈도 예쁘고, 고기도 맛있고(이거 중요함;)…. 아저씨는 소띠 기린이한테 뭐 할 말 없어? smk군 : 소띠면 일도 잘 하겠네. 집안일. +_+
지난 11월 15일 [앤티크] 보러 갔을 때. 25주 6일, 7개월 중반 무렵. 이제 누가 봐도 완연한 임산부의 자태.
이제 임신 28주째. 개월수로도 8개월에 접어들어 이젠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야 한다. 그 와중에 2년마다 하는 회사 건강검진 1차 결과에서 콜레스테롤이 289라는 생각지도 못한 수치를 찍는 바람에 이 바쁜 와중에 다시 재검하러 가고-_- (임신 전에는 168이었음) 임신 중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도 간 수치 등등도 모두 정상범주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고, 산부인과 담당의사도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투로 재검받고 나서 그 결과에 따라 음식 조절하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길래 그냥 그런갑다 하고 있다. 사실 저콜레스테롤 식이라는 게 smk군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이 먹을 게 못 되잖아’!! OTL 콜레스테롤 때문에 근 십여년 동안 계란 흰자만 묵묵히 드셔야 했던 아부지의 굴욕적인 지난 모습이 마구마구 떠오르면서 오늘도 점심 때 유가네 가서 닭갈비를, 저녁에는 불고기 구워먹고(그래도 야채 먹어야 한답시고 시금치 나물 무쳐서 먹긴 했다;)…. 뭐 어쨌거나 기린이만 잘 크면 되는 거 아닌가. 다행히 머리도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는 중이라 좀 있으면 제대로 자리 잡을 거 같다고 하니 신경끄고 나물이나 더 무쳐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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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통 임신선은 배 중간에 나타난다고 하는데 나는 아주 살짝 왼쪽으로 치우쳐 있더라. 나 : 그래서 말인데, 기린이가 좌파적 성향이 있는 건 아닐까? smk군 : -_-; 기린이 성향이 아니라 아가씨 성향이겠지. 나 : 난 좌파가 아닌데? smk군 : 그렇다고 우파는 더더욱 아니잖아. 그리고 ‘살짝’ 치우쳐 있다며. 그럼 얼추 맞네 뭐. 나 : 아, 그런가. (그 순간은 납득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무지 바보같다;)
2. 몸이 무거워져서 그런가 다리에 종종 쥐가 잘 난다. 모처럼 늦잠 자는 어느 일요일 아침에 앗, 다리가 저린다 싶더니만 미처 다리를 주무르기 전에 쥐가 나고 말았다; 나 : 으악! ㅠ_ㅜ smk군 : (잠에 취한 목소리로) 어? 왜 그래, 왜 그래? 나 : 다리에 쥐 났어. ㅠ_ㅜ smk군 : (여전히 잠에 취한 목소리로) 야옹야옹야옹야옹. 나 : ;;;;;
3. 7개월째에 접어드니 어른들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 모두 딸인지 아들인지를 궁금해들 하는데 정작 당사자인 나와 smk군은 성별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그냥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다니는 병원이 성별을 안 알려주기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담당의사는 그 중에서도 특히 안 알려주는 편이라 소문에는 자기 부인이 애 낳을 때도 성별을 안 알려줬다고…; 그러나 smk군은 초음파 때 기린이 얼굴을 보고 나서는 어쩐지 딸일 거 같다며 마구 좋아하고 있는 중. 나 : 왜 딸일 거 같은데? 초음파 볼 때 뭐 보긴 봤어? smk군 :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느낌상. 코가 오똑하잖아. +_+ 나 : 코 오똑한 게 뭐라고. 남자애라도 오똑할 수 있잖아. smk군 : 사내자식이 코가 오똑해서 뭐에 쓰게!! -_-+++ (미안하다 기린아, 엄마도 아빠가 이런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을 줄은 몰랐단다;)
4. 며칠 전부터 smk군 콧잔등이 빨갛더니 제대로 큰 뾰루지가 생겨서는 보기에도 아플 정도로 빨갛게 부어올랐다. 나 : 지저분한 손으로 코 만졌지! 그러니까 코에 빨갛게 뭐가 나버렸잖아. -_- smk군 : 아니에요. 크리스마스 기념 루돌프 코스프레예요. 기린이가 좋아할 거야~. (이젠 아무거나 기린이 핑계-_-)
기린이는 이제 24주. 매주 눈에 띄게 불러오는 배만큼 기린이도 잘 크고 있는 중이다. 머리가 위에 있다는 것만 빼고-_- 덕분에 어제 입체초음파 찍는데 기린이 자세가 안 좋아서 주스를 두 병이나 원샷하고 물은 물대로 들이키고 병원 복도를 근 한 시간 동안 하릴없이 왔다갔다 한 끝에 간신히 태반에 폭 처박혀 있던 기린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진료실에서 담당 의사선생님이 ‘여기가 코구요’ 할 때 정작 나는 ‘저기의 어디가 코?’라며 아리송했는데(사실 매번 진료할 때마다 의사선생님은 친절하게 어디어디라고 얘기를 다 해주는데 하나도 모르겠다;ㅠ_ㅜ) 진료실 모니터로 보고 있던 smk군은 그 순간부터 ‘오, 코가 오똑한데?’라며 살짝 기대감에 부풀었다 한다. 아니나다를까 겨우겨우 구경하게 된 기린이 얼굴은 의외로 도드라진 콧날이 제법…. 초음파찍어주던 분도 그렇고 얼굴 사진을 본 친정어른들도 시어른들도 콧대가 오똑하다고 뿌듯해하심. (그런데 초음파실벽에 붙어있던 다른 아기들 사진도 보면 다들 콧날이 다 오똑하던데. 벌써부터 고슴도치 티 내는 걸까? -_-;)
아직 산달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그동안에 얼마든지 머리가 내려올 수도 있고, 지금 당장은 아기가 편해서 그 자세로 있는 거라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병원 측의 설명. 사실 초음파 자주 찍는 게 태아한테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데 역시 ‘잘 크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확실히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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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BS에서 해주는 스케이트 아메리카 SP&LP 녹화방송을 보는데 기린이가 꼼지락거리며 움직이기 시작. smk군 : 어, 기린이가 또 움직였어. 기린아, 피겨가 좋아? (제법 강하게 꼬물꼬물) 나&smk군 : 헉-_-;;; smk군 : (땀을 삐질 흘리며) 기린아, 저런 재능은 슬픈 거예요. 엄마 아빠는 기린이가 저런 재능을 타고나도 알아볼 눈이 없어요. 아빠는 롤러스케이트도 못 타는데 기린이를 어떻게 아이스링크에 데리고 간단 말이야…;; (말은 안 했지만 내심 동감. 나도 롤러스케이트 무서워서 못 탄단 말이지-_-)
2. 임신하면 가슴이 어느 정도 커진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나 역시 가슴둘레가 거의 10㎝ 정도 늘어날 정도로 부쩍 커졌다(원래부터 이 정도 크기였으면 결혼식 때 브라를 3, 4개 겹치는 일도 없었겠지;). 그런데 아기낳고 수유를 하다가 젖을 떼게 되면 도로 원래 크기로 돌아오거나 심지어 더 작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튼 샤워하고 나와서 혼자 가슴크기를 가늠해보고 있는 와중에 smk군 : 진짜 많이 커진 거 같애. 나 : 그치? (괜히 으쓱한다) smk군 : 너무 좋아하지 말아요. 그거 기린이 거잖아. 기린이가 미리 자기 먹을 거 저축해놨다가 갖고 갈 건데, 나중에 상실감만 더 커질 거야. 나 : 무슨!! 나한테 있으면 내 거야!! (…) smk군 : 기린아, 엄마가 기린이 거 탐내고 있어. -_- (열달 동안 뱃속에 데리고 있는데 그동안의 노고를 봐서라도 가슴크기 정도는 그대로 가면 안 되는 거냐? 그런 거냐?? ㅠ_ㅜ)
3. smk군이 사과를 깎고 과일칼을 수채구멍 있는데 두려고 하길래 거기 두면 안 된다고 잔소리를 한 마디 했다. smk군 : 기린아~ 아빠 엄마한테 야단 맞았져. 흑흑. 나 : 야단이 아니라 충고한 거지! -_- smk군 : 기린아, 엄마 야단은 나쁜 게 아니에요. 기린이한테 도움이 되는 거니까 너무 싫어하면 안 돼요. 다 들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예요. …아빠는 다 살이 됐져(후다닥 도망). (후…말이나 못 하면;)
4. 매일 밤 마사지 전 smk군이 하는 말 smk군 : 기린아~ 멋지고 핸섬한 아빠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낄 수 있는 마사지 타임이에요~. 나 : …;;; (그래도 매일 안 빠지고 꼬박꼬박 해주니까 좋긴 좋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