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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 - 해당되는 글 13건
2009/12/04   기린이 9개월, 이런 부모라 미안해(13)  (9)
2009/09/17   6개월 후반, 요즘의 기린이 / 이런 부모라 미안해 (12)  (10)
2009/07/02   131일, 백일사진 및 기타 등등 / 이런 부모라 미안해 (11)  (16)
2009/05/08   20090508 / 이런 부모라 미안해 (10)  (10)
2009/04/28   9주 현재-수면 및 기타 등등 / 이런 부모라 미안해 (9)  (10)
2009/02/15   D-7, 이런 부모라 미안해 (8)  (16)
2009/01/31   기린이 37주, 이런 부모라 미안해 (7)  (6)
2009/01/13   이런 부모라 미안해 (6)  (6)
2008/11/30   기린이 28주, 이런 부모라 미안해 (5)  (24)
2008/11/02   기린이 24주 / 이런 부모라 미안해 (4)  (6)
기린이 9개월, 이런 부모라 미안해(13) [일상/기린이 이야기]




2009. 11. 29.


열흘 전 쯤, 기린이가 출근하시는 친정 아부지를 보며 손을 살짝 들어 흔들었다. 아니, 이것은 빠이빠이? 이 녀석이 드디어 빠이빠이를 하는 것인가!! 아침 댓바람부터 가족들은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고 친정 아부지는 입이 귀에 걸리셔설랑은 현관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계속 빠이빠이를 하다가 사라지셨다. 나도 나도 빠이빠이해야지! 동생과 나는 그렇게 벼르며 우리 차례를 기다렸으나 내가 출근할 무렵에 기린이는 맘마를 먹고 있었고 동생이 출근할 때에는 자고 있었다고 한다. OTL

그날 오후, 퇴근하고 돌아온 친정 아부지가 친구분과의 약속 때문에 다시 현관으로 나가시자 잽싸게 기어간 기린이가 또 다시 빠이빠이를 했다고 한다. 그래, 역시 아침의 그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게야! 기쁨에 가득 찬 친정 아부지는 친구분한테 자랑을 한가득 늘어놓으며 매일 외손녀와 빠이빠이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 설레어 하셨더랬다.

…그 후로 열흘간, 기린이는 빠이빠이를 안 하고 있다-_-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가 아무리 열심히 손을 흔들어도 배시시 웃기만 할 뿐. 외할아버지를 뻥쟁이로 만들어놓고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포복자세로 온 집안을 활보하는 데 이어 이제는 틈만 나면 가구를 잡고 일어서는 기린이. 바야흐로 이것이 책에 나오던 ‘가구의 시대’인가! 9개월 현재 72㎝, 9㎏로 순조롭게 커가며 이젠 할머니 화장대 서랍을 열어보려고 호시탐탐 노리는가 하면 거실 서랍장을 죄다 열고 책장에 있는 책들을 몽땅 꺼내 바닥에 집어던지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뭐, 건강한 게 제일이지만, 점점 딸램의 왕성한 활동력을 따라가기에 친정 부모님의 체력이 달린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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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

2009/12/04 11:54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9
6개월 후반, 요즘의 기린이 / 이런 부모라 미안해 (12) [일상/기린이 이야기]


수면
몇달 동안 뼈빠지게 노력해가며 저녁 8~9시 꿈나라 티켓을 끊어주는 데 성공했건만, 언젠가부터 엄마가 옆에 없으면 바라락 깨서는 구슬피 칭얼대다가 그냥 깨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밤 11시 넘게까지 가열차게 놀다 자고 있음. 아가씨는 밤 10시 이전에 자야 피부도 고와지고 성장호르몬도 잘 나와서 키도 크고 여러모로 좋다고 smk군이 수 차례 타이르고 있지만 딸램은 은혜를 모르는 발길질로 아빠 배를 뻥뻥 걷어차며 노는 데 열중할 뿐; 게다가 낮잠 잘 때도 내가 옆에 누워있으면 비몽사몽간에 내 팔을 부여잡고 다시 잠을 청하지만 엄마가 없으면 15분만에 깨버린다. 잠든 후에 하도 굴러다녀서 큰맘 먹고 범퍼침대를 들였는데 한방에 있다 해도 바로 옆에 누워 있지 않으면 역시 엄마가 없다고 느껴서인지 결국 밤에 깨서 엄마를 찾더라. 결국 침대에 누워자다가도 딸램이 엄마를 찾아 칭얼거리면 다시 옆에 누워 새우잠을 청하고 기린이는 다시 나침반 돌기를 하면서 옆구리를 쑤셔댄다. 엄마 생각이 지극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만 기왕이면 엄마가 손 한번 잡아주면 그냥 코 잠들었으면 좋겠구나 딸램...


수유 및 이유식
오전 11시/저녁 7시에 이유식, 7시/11시/15시/19시 전후로 수유. 밤중수유는 매번 다르다. 한번도 깨지 않고 죽 잘 때도 있고 새벽 3~5시 사이에 깨면 일단 좀 기다렸다가 계속 칭얼대면 젖을 물리는 편(아무리 봐도 배고파서 깨는 건 아니고 그저 엄마=젖을 찾는 거 같은데-_-). 이유식은 잘 먹기는 하는데 매번 숟가락을 잡아채고 밥그릇을 노리며 헤작질을 하려는 통에 다 먹이고 나면 얼굴이며 손이며 주변이 온통 엉망진창이다. 식탁의자에 앉히면 조금 나아질까 해서 부스터를 주문했는데 이게 웬걸, 부스터가 앞뒤로 넘어질 정도로 온몸을 뒤채며 파닥거리다가 부스터랑 같이 바닥에 나뒹굴 판이라 결국 방구석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다. 억지로 숟가락을 뺏으려하지 않고 그냥 쥐어줬다가 잠시 손이 느슨해지면 잽싸게 떠먹이는 식인데 이유식 한번 먹일 때마다 엄마는 녹초가 될 정도로 진땀을 흘리셔서 나 복직하고 나면 혼자서 어떻게 감당하실지 걱정이다; 특별히 양을 정하지 않고 그냥 기린이가 먹고 싶은대로 먹이고 있는데 충분한 양인지도 잘 모르겠고... 쇠고기는 매일 먹이고 있으니까 별 문제는 없겠지;


기타
드디어 배밀이 시작. 한번도 본 적 없는 물건이 눈앞에 있다 싶으면 득달같이 잡아챈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물티슈 봉지. 뒤집기에 열중하는 건 여전해서 기저귀 한번 갈기도 버거울 정도로 쉴 새없이 뒤집는 바람에 똥기저귀 갈 때마다 여간 난처한 게 아니다. 결국 물티슈 봉지 쥐어줘서 기린이가 바스락거리며 봉지 만지작거리는 사이에 재빨리 기저귀 가는 꼼수를 쓰고 있는데 과연 언제까지 이 방법이 통할 것인가; 이젠 좀 컸다고 꾀가 늘어서는 울고 싶지 않은데도 목을 긁어대는 쇳소리를 내며 투정을 부리는가 하면 smk군이나 친정엄마가 아기띠를 할 채비를 하고 있으면 기쁨의 발구르기로 화답한다. 게다가 힘도 부쩍 세져서 친정 시댁 할 것 없이 모든 식구들이 기린이한테 머리채를 잡히고 볼을 꼬집히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요즘 딸램을 보며 나와 엄마가 공감하는 것은 '체력만이 살 길이다'랄까(끌끌). 그래도 건강한 게 최고다 기린아. 엄마도 이제 곧 예삐 옷 살 돈벌러 나가니까(흑흑)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많이 힘들게 하지 말고 잘 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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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

2009/09/17 22:01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0
131일, 백일사진 및 기타 등등 / 이런 부모라 미안해 (11) [일상/기린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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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

2009/07/02 20:23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6
20090508 / 이런 부모라 미안해 (10) [일상/자기 전 물 한잔]
1.
아무래도 나는 통증에는 좀 둔한 게 맞는 것 같다. 진통 때도 그랬지만 분명 아프기는 아프고 심할 때는 정말 허리도 못 펼 것 같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또 그렇게 못 참을 정도는 아니고... (어무이 왈 : '이 미련한 것아!!!') 그런데 바꿔 말하면 '내가 아플 정도'면 진짜 심하게 아픈 거라는 거지. -_-;
대상포진 통증이 진통과 비교될 정도라는데 약을 먹어서 그런가 한결 편해지긴 했다. 대신 딸램이 계속 눈에 밟혀서ㅠ_ㅜ 이 와중에 엄마는 어제 챙겨드렸던 앙뽀 젖병(실리콘 재질) 도저히 못 써먹겠다고 다른 젖병 사오라고 버럭하신 후 냅다 전화를 끊으셨다; 닥터브라운 젖병을 사갖고 갈까 했는데 세척이 힘들어서 또 쓰기 어려워하실 것 같다. 마트 젖병 진열대 앞에서 한동안 고민 좀 할 듯. 그나저나 어버이날에 이 무슨 민폐냐... 시집가서도 늘 부모님한테 매달리기만 하니 원. -_-


2.
오늘 병원가서 '아기 만지지 않고 얼굴만 보고 오면 안 될까요?' 하니까 '고런 아이디어 자꾸 내지 말고 집에서 푹 쉬기나 하세요'라고 야단맞았다. OTL 엄마는 애랑 떨어져있으면 그것대로 또 신경을 써서 안 좋을 것 같으니 일단 집에 데려와서 엄마가 함께 있어주면 안 되겠냐고 하시고, 의사는 또 딱지 앉을 때까지는 절대 안 된다고 하고, 모유수유의사회 상담내역 뒤져보면 상처 부위만 잘 가리고 주의하면 데리고 있어도 된다고 하고... 결국 판단은 내가 내려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3.
록소드펜정, 한미알마게이트정, 바이버크림, 발트렉스정 500mg
의사는 약 다 먹고 최소 2~3일, 안전하게는 일주일 있다 직수하라고 하고, 약국에서도 2, 3일을 얘기. 단골 소아과원장님은 4월까지 근 30년 동안 하던 병원 문을 닫고 떠나셔서 가볼 수도 없고; 급한 김에 부산에 모유수유전문가가 있는 소아과에 문의를 했더니만 처방전만 들고 가서 물어볼 거라고 몇 차례 얘길 해도 '모유수유 상담이시네요. 무조건 아기랑 같이 와야 합니다'라는 말만 수 차례 반복하길래 그냥 전화를 끊고 말았다. 푹 쉬라는데 세 시간마다 혹사당하는 내 손목... 결국 부랴부랴 유축기 주문하고 또 다시 낑낑대며 한참동안 젖을 짰다.

사실 치료할 동안 젖 끊으라고 하는 말에 잔뜩 실망해서 돌아와서는 smk군한테 바로 문자를 보냈다. '올 때 맥주 사오삼' OTL 대상포진 원인에 극심한 피로랑 스트레스도 들어간다니까 어차피 애한테 젖도 못 먹이는 거 맥주 한잔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그렇게나 기다렸던 맥주 한잔이건만 역시 마음은 편치 않더라. 후...


4.
루마밍(http://www.ru-moming.com)에 올라오는 글들을 요즘 하나씩 읽고 있다가 객원 필자 모집 안내 글을 읽고 나도 한번 신청해볼까 아주 잠시 생각하다가 관뒀다. 게으름 때문에 하라고 멍석깔면 절대 못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밀린 업뎃도 안 하고 이제 2개월 조금 넘게 키워놓고(그것도 2주는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어무이가 그 나머지 반을 키웠지;) 무슨 육아 관련 글을-_-; 그나저나 업뎃하려고 틈틈이 메모해뒀던 수첩을 어디 뒀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때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하고 근거없는 자신감이긴 했지만) '정 안 되면 나는 글로 먹고 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대체 뭘 믿고????). 사실 내가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일 중에서 그나마 가장 잘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름대로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글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올곧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조금씩 커져만 간다(아마 예전에 빨간그림자 님이 언급하신 '부담스러워한다는 느낌'이 아마 여기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나의 글은, -그것이 감상이든 생활하면서 느낀 단상이든 간에- 읽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할 만큼인가? 모든 글은, 일단 그것이 나 이외의 사람에게 보여질 때에는 더 이상 '나만을' 위한 것이라고 하기 힘들지 않은가.

그러니까 요지는... 감상글 업뎃을 한참동안 안 해서 찜찜하긴 한데 또 쓰자니 쉽게 글발이 안 오른다는 거다; 크흑;;


5.
문득 [현복이의 일기]를 썼던 신현복 씨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렇게나 소박하고 담담하게 속내를 써내려갔던 그 사람은 지금도 그런 글을 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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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

2009/05/08 17:01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0
9주 현재-수면 및 기타 등등 / 이런 부모라 미안해 (9) [일상/기린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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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

2009/04/28 09:23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0
D-7, 이런 부모라 미안해 (8) [일상/기린이 이야기]

기린이는 이제 골반께까지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아직 이슬이 비친다거나 하는 조짐은 전혀 없다. 5개월 말부터 7개월 지날 때까지 그렇게나 자주 있던 배뭉침도 전혀 없고…손발이 잘 붓고 아침나절 출근할 때 좀 힘들다는 걸 제외하면 컨디션도 좋은 편. 물론 쉬이 피곤해지긴 하지만 입덧할 때 힘들었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지금이 몸도 마음도 훨씬 편안하다. 원래는 월, 화 정도까지 출근하고 이제 쉬려고 했는데 그냥 견딜 만 하니 정말 진통 올 때까지 나갈까도 싶고, 아트걸 님 말씀대로 ‘인생의 마지막 휴식기’를 며칠이나마 즐기기 위해 계획대로 쉴까도 싶고. 아직은 고민 중이다. 다만 21일이 시아버님 정년퇴임일이라 기왕이면 그 전에 기린이가 나와줬음 하는데 나나 smk군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결국 기린이한테 달린 거니까; 예정일보다 늦든 빠르든 그저 건강히 태어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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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5 08:03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16
기린이 37주, 이런 부모라 미안해 (7) [일상/기린이 이야기]

이제 37주. 설 연휴 동안 시댁에서 막달이라고 다들 챙겨주셔서 비교적 수월하게 보내다 왔더니만 그 덕분인지 기린이 몸무게는 초음파상으로 1주일새에 2.6㎏에서 3.1㎏로 늘어 있었다. 출산 전 산모 몸상태를 체크하는 막달검사도 무사 통과. 계속되던 자궁수축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고 첫 내진을 해본 결과 자궁문도 아직 닫혀 있어서 이 상태로 보면 예정일 다 돼서 낳거나 며칠 넘길 수도 있겠다며 앞으로는 하루에 한 시간씩은 꼭 걸으라는 말을 듣고 왔다. 골반 상태도 좋은 편이라고. 말로만 듣던 내진은…역시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고-_- 조금 아프기도 했지만 크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그치만 또 하라면 가급적 안 하고 싶은데 그건 또 힘들겠지; smk군은 미리 익숙해지면 아기 낳을 때 좀더 수월하지 않겠느냐는 예의 그 태평스러운 코멘트로 대수롭잖게 넘겼다.

33주 후반부터 36주까지는 기린이 태동이 더 활발해져서 한 30분 정도 간격으로 갖가지 웨이브를 선보였다(활발해진다 해도 퍽퍽 찬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움직임은 여전히 부드럽다). smk군은 일명 ‘쑥쑥놀이’라는 걸 생각해냈는데 이게 뭔고 하니 마사지할 때 기린이가 발(혹은 손?)을 쑥 내밀면 그 부분을 살짝 건드려주며 ‘기린아 이게 뭐예요?’ 하는 거다. 그럼 언제 올라왔던가 싶게 냉큼 내려갔다가 다시 다른 부분이 쑥, 그럼 또 그 부분에 손을 얹고 ‘기린아 이게 뭐예요?’ 요런 식으로 세네 번 반복. 뭐랄까 글로 써놓으니 참으로 따사롭고 정겨운 광경인 듯도 싶지만 실상은 두더지 놀이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그래도 기린이가 뱃속에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놀이이다 보니 나도 smk군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엄마가 아기 이불을 사주고 싶다며 혹시 봐놓은 게 있냐고 물으시기에 그냥 엄마 마음에 드는 거 사시라고 했더니 ‘아이보리 색이 있고, 하늘색 계열이 있고, 분홍색 계열이 있던데…’라며 이런저런 무늬며 장식을 설명해주셨다. 그냥 신경쓰지 말고 아무거나 엄마 보기에 예쁜 걸로 하시라고 말씀드렸더니만 잠깐 침묵이 흐른 후 단호하게 이어지는 엄마의 한 마디―‘분홍색은 싫다.’ OTL (끄흐흐흐흐;;;;) 예정일을 3주 남기고서도 성별 알려줄 생각 않는 의사와 역시 별로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 무심한 딸내미와 사위 성격을 익히 잘 아시는 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자 궁금해하고 있을 엄마 모습이 안 봐도 눈에 선해서 절로 웃음이 막;; 시댁서도 smk군 성격을 빤히 아시다보니 아예 그쪽으로는 입도 벙긋 안 하고 계시고…나름 다행이라면 다행인 상황이다.

이젠 진짜 기린이 옷가지 빨아서 좀 싸놓고(아직 안 빨았다;) 기저귀도 마지막으로 한번 더 삶고, 출산가방도 슬슬 싸보고, 집 청소도 좀 하고…. 새삼 생각해보니 열 달이란 시간은 짧은 듯 하면서도 참 길기도 하고 나름대로 스펙터클하기도 하고 그렇다.

앞으로 20일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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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1 09:47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6
이런 부모라 미안해 (6) [일상/기린이 이야기]

1.
(문제의 그 넘어진 날)
smk군 : 기린아, 많이 놀랐지? 그래도 씩씩하게 잘 놀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기린이가 잘 몰랐을 텐데 원래 엄마는 기린이 뱃속에 넣기 전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넘어지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기린이 생기고부터는 한번도 안 넘어지다가 이번에 딱 한번 넘어진 거예요. 그러니까 기린이도 엄마 지금까지 많이 조심했던 거구나, 하고 이해해줘야 해요. 알았지?
나 : (다 맞는 말이라…할 말 없음)

2.
(1월 1일 아침에)
smk군 : 기린아, 2009년 새해예요! 복 많이 받아요. 기린이가 건강하게 태어나는 게 엄마 복이고 엄마가 고생 안 하고 건강하게 기린이 낳는 게 아빠 복이에요. 알겠지?
(정초부터 애한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사실은 사실인걸;)


3.
(2주가 지났는데 전혀 사라질 기미 없이 더욱 울긋불긋 화려해지는 다리의 멍 자국을 보며)
나 : 야, 이거 굉장하다. 앞으로 한 달은 더 갈 것 같네.
smk군 : 그것보다 누가 볼까 더 무섭다; 사실대로 얘기할 수도 없고 이걸 어쩔 거야!! OTL


4.
(TV를 보는데 마침 소가 나오길래)
나 : 기린이는 아마 소띠가 될 거예요. 소는 정말 훌륭한 동물이에요!! 착하고, 순하고, 눈도 예쁘고, 고기도 맛있고(이거 중요함;)…. 아저씨는 소띠 기린이한테 뭐 할 말 없어?
smk군 : 소띠면 일도 잘 하겠네. 집안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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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3 19:08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6
기린이 28주, 이런 부모라 미안해 (5) [일상/기린이 이야기]


지난 11월 15일 [앤티크] 보러 갔을 때.
25주 6일, 7개월 중반 무렵. 이제 누가 봐도 완연한 임산부의 자태.


이제 임신 28주째. 개월수로도 8개월에 접어들어 이젠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야 한다. 그 와중에 2년마다 하는 회사 건강검진 1차 결과에서 콜레스테롤이 289라는 생각지도 못한 수치를 찍는 바람에 이 바쁜 와중에 다시 재검하러 가고-_- (임신 전에는 168이었음) 임신 중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도 간 수치 등등도 모두 정상범주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고, 산부인과 담당의사도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투로 재검받고 나서 그 결과에 따라 음식 조절하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길래 그냥 그런갑다 하고 있다. 사실 저콜레스테롤 식이라는 게 smk군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이 먹을 게 못 되잖아’!! OTL 콜레스테롤 때문에 근 십여년 동안 계란 흰자만 묵묵히 드셔야 했던 아부지의 굴욕적인 지난 모습이 마구마구 떠오르면서 오늘도 점심 때 유가네 가서 닭갈비를, 저녁에는 불고기 구워먹고(그래도 야채 먹어야 한답시고 시금치 나물 무쳐서 먹긴 했다;)…. 뭐 어쨌거나 기린이만 잘 크면 되는 거 아닌가. 다행히 머리도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는 중이라 좀 있으면 제대로 자리 잡을 거 같다고 하니 신경끄고 나물이나 더 무쳐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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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30 20:51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24
기린이 24주 / 이런 부모라 미안해 (4) [일상/기린이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린이는 이제 24주. 매주 눈에 띄게 불러오는 배만큼 기린이도 잘 크고 있는 중이다. 머리가 위에 있다는 것만 빼고-_- 덕분에 어제 입체초음파 찍는데 기린이 자세가 안 좋아서 주스를 두 병이나 원샷하고 물은 물대로 들이키고 병원 복도를 근 한 시간 동안 하릴없이 왔다갔다 한 끝에 간신히 태반에 폭 처박혀 있던 기린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진료실에서 담당 의사선생님이 ‘여기가 코구요’ 할 때 정작 나는 ‘저기의 어디가 코?’라며 아리송했는데(사실 매번 진료할 때마다 의사선생님은 친절하게 어디어디라고 얘기를 다 해주는데 하나도 모르겠다;ㅠ_ㅜ) 진료실 모니터로 보고 있던 smk군은 그 순간부터 ‘오, 코가 오똑한데?’라며 살짝 기대감에 부풀었다 한다. 아니나다를까 겨우겨우 구경하게 된 기린이 얼굴은 의외로 도드라진 콧날이 제법…. 초음파찍어주던 분도 그렇고 얼굴 사진을 본 친정어른들도 시어른들도 콧대가 오똑하다고 뿌듯해하심.
(그런데 초음파실벽에 붙어있던 다른 아기들 사진도 보면 다들 콧날이 다 오똑하던데. 벌써부터 고슴도치 티 내는 걸까? -_-;)

아직 산달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그동안에 얼마든지 머리가 내려올 수도 있고, 지금 당장은 아기가 편해서 그 자세로 있는 거라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병원 측의 설명. 사실 초음파 자주 찍는 게 태아한테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데 역시 ‘잘 크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확실히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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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모라 미안해

2008/11/02 19:58 | 관련글(트랙백) 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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